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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민이한테 마법소녀할머니 써달라고하니까 플랫하게 써주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0 01:21:20
조회 75 추천 0 댓글 4

마법소녀 스타라이트 핑키, 50년 만의 컴백!


김복자 할머니(72세)에게 아침은 늘 비슷하게 시작되었다. 새벽 댓바람부터 일어나 정갈하게 마당을 쓸고, 화단의 채송화에 물을 주고, 구수한 된장찌개를 끓여 혼자 조촐한 아침상을 차리는 것. 무릎 관절염 때문에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든 것만 빼면, 영락없는 평범한 동네 할머니였다. 딱 하나, 아주 오래전 비밀을 제외하고는.


"아이구, 허리야..."


된장찌개를 끓이다 허리를 짚은 복자 할머니의 눈앞에 문득 50년 전 풍경이 스쳤다. 하늘하늘한 핑크빛 드레스에 반짝이는 요술봉을 들고 악의 무리를 물리치던 소녀, '스타라이트 핑키'. 온 세상을 핑크빛 사랑과 정의로 물들이겠다며 밤하늘을 누비던 당찬 모습은 이제 기억 속에서나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이었다. 스무 살 남짓, 찬란했던 마법소녀 시절을 뒤로하고 평범한 삶을 선택한 지도 어언 반세기. 결혼하고 아이 둘 낳아 다 키우고, 이제는 손주들 재롱 보는 재미로 사는 할머니가 된 지 오래였다.


"그때는... 참 곱기도 했지."


씁쓸하게 웃으며 창밖을 보는데, 갑자기 창문이 요란하게 흔들리더니 웬 먼지투성이의 조그만 생명체가 툭 떨어졌다. 복슬복슬한 털뭉치에 파닥거리는 작은 날개. 50년 전 복자 할머니의 파트너였던 요정, 삐삐였다.


"할... 할머니! 아니, 핑키!"


숨을 헐떡이며 삐삐가 외쳤다. 복자 할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이고, 삐삐 아니냐! 이게 얼마 만이야! 근데 몰골이 왜 이 모양이냐?"


"큰일 났어요, 핑키! 세상에 다시 어둠의 기운이 퍼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데...!"


"뭔데 그리 호들갑이야? 후임 마법소녀가 알아서 잘 처리하겠지. 난 이제 은퇴한 몸이라고."


복자 할머니는 손사래를 쳤다. 삐삐는 거의 울상이 되어 매달렸다.


"그게 문제예요! 50년 동안 아무도 새로운 마법소녀로 각성하지 못했어요! 마법소녀의 자질을 가진 아이들이 점점 줄어든 데다, 요즘 애들은 너무 바빠서... 정의감이나 순수한 마음을 키울 시간이 없나 봐요! 지금 세상의 희망은... 핑키, 당신뿐이에요!"


"뭐... 뭐라고?"


복자 할머니는 귀를 의심했다. 50년 동안 후임이 없었다니. 그것도 요즘 애들이 바빠서? 황당함을 넘어 어이가 없었다.


"내가 지금 일흔이 넘었어, 삐삐. 지팡이 짚고 다니는 할미한테 마법소녀를 다시 하라고?"


"어쩔 수 없어요! 핑키의 핑크빛 에너지는 여전히 순수하고 강력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잖아요!"


삐삐의 간절한 눈빛과 창밖으로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길한 검은 기운을 본 복자 할머니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이걸 또 해야 한단 말인가...' 하지만 손주들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니,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


"아이구, 내 팔자야... 좋다. 딱 한 번만이다. 일단 변신부터 해보자고. 근데... 주문이 뭐였더라? 가물가물하네."


복자 할머니는 기억을 더듬어 50년 전 변신 컴팩트를 꺼내 들었다. 먼지가 뽀얗게 쌓인 컴팩트를 후 불어 열자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다.


"어디 보자... 스타라이트... 핑... 핑키 파워! 메이크 업!"


할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주문을 외치자, 컴팩트에서 눈부신 핑크빛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50년 전처럼 몸이 가볍게 떠오르거나 화려한 빛에 휩싸이는 대신...


"어이쿠!"


갑자기 허리에 찌릿한 통증이 왔다. 반짝이는 효과음 대신 '두둑'하는 뼈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핑크빛 광채는 잠시 번쩍이는가 싶더니 이내 힘없이 사그라들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여전히 파자마 차림에 부스스한 백발의 김복자 할머니였다. 다만, 손에 들린 요술봉만이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을 뿐.


"이... 이게 뭐냐! 변신이 왜 이래?"


"아무래도... 에너지가 부족한가 봐요. 50년 동안 마력을 안 쓰셨으니..."


삐삐가 머쓱하게 말했다. 복자 할머니는 기가 막혔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이 몸으로 어둠의 무리랑 싸우라고? 지팡이 휘두르다 허리 나가겠다!"


"일단... 급한 대로 이걸로라도..."


삐삐는 어디선가 분홍색 앞치마와 팔토시, 그리고 앙증맞은 리본 머리띠를 꺼내왔다. 복자 할머니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것들을 착용했다. 파자마 위에 핑크색 앞치마와 팔토시, 백발 위에는 리본 머리띠. 그리고 한 손에는 요술봉 대신 늘 쓰던 지팡이를, 다른 한 손에는 삐삐가 쥐여준 (먼지 쌓인) 요술봉을 들었다. 영락없는 '마법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이 꼴로 어딜 나간단 말이냐..."


복자 할머니가 투덜거리는 사이, 창밖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동네 공원에서 검은 연기 같은 것들이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어둠의 그림자들이에요! 사람들의 활력을 빼앗고 있어요!"


삐삐가 다급하게 외쳤다. 복자 할머니는 지팡이와 요술봉을 고쳐 쥐었다.


"아이구, 삭신이야... 가자, 삐삐! 오랜만에 할미가 몸 좀 풀어봐야 쓰겄다!"


관절염 쑤시는 무릎을 부여잡고, 녹슬어 삐걱거리는 요술봉을 든 마법 할머니, '스타라이트 핑키' 김복자의 50년 만의 귀환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과연 그녀는 예전처럼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제발 무사히 허리를 지킬 수 있을까? 그녀의 좌충우돌 컴백 스토리는 이제 막 첫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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