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흑막은 당연히 주인공이 분투하면 안되지

짭타쿠

2025.04.11 23:33:30

조회 62 추천 0 댓글 2

이건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는데

'흑막이 되엇다'

흑막이 분투를 왜함

변수를 전부 통제하고, 치밀한 논리와 과정을 쌓아올려서

끌어다 쓸 수 잇는 모든 칩을 배팅하고

과정따윈 어찌되든 좋으니까.

'반드시' 승리해야지

혈통과 가문의 주박에 얽매여서도 담담하게 갈 길을 걷는 신하람도.

사랑의 해답과 의미를 추구하면서 누구보다 탐욕스러운 백화연도.

그렇게 당당한 강인함과는 방향성이 조금 달랐지만,

부드럽고 여렸기에 그런 약함을 긍정하고 솔직하게 호소했던 호우 레이레이도.

일그러지고 비틀렸어도 소망하던 바를 위해서는 주저 없던 데미안 블랭크도.

이 세상에선 누구 하나, 인생을 마주할 때 진지하지 않은 군상이 없었다······.

“솔직히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제가 있어야 할 장소는 이곳이 아니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드러누운 자리에서 발밑과 옆으로 내려다보이는 창공은 가슴이 탁 트이도록 넓어서, 눈을 뜬 채로 하늘을 나는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다.

이 경관에는 가격을 매기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래, 그러니까······ 역시 이겨야겠지.

정말 꿈이었던 것으로 되어버리면 너무 슬플 것 같고.

승리하기만 하면 나는 모든 것을 거머쥘 수 있다. 그렇다면 이겨야 한다. 모든 것을 대가로 치르고서라도!

잃어버린 건 얼마든지 전부 되찾을 수 있으니까 승리를 위해 치르는 희생 또한 일시적인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지만,

따서 갚으면 그만이니까.

누군가는 기이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때 문득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만상을 관측하는 눈을 잃은 대신 자신조차 읽을 수 없는 행운에 몸을 던진 조물주.

그것은 마치 눈멀고 우둔한 백치의 신을 연상시켜서······ 공교로웠다. 너무, 너무나도.

내가 추구하는 길이 카발라라면 그가 추구하는 길은 러브크래프트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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