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메랜의 힘을 빌려서 이틀전에 완독에 성공함.
아마 메랜의 힘을 빌린다면 4권까지 어떻게 읽을 수 있을지도...
무튼
1권 읽으면서 초반 나가파트 이해 안되서 1~2장을 좀 반복적으로 읽었는데, 지금 와서 보면 너무 요즘 웹소나 애니 만화에 찌들어졌나 싶었음.
초반에 설명으로 가득찬 소설의 장점 중 하나가 1장 넘어가면 곧바로 갈등을 여러개 터트려서 캐릭터들을 다각화 시키는데, 이걸 정말 잘해서 읽는데 좋았음.
화리트-비아스 / 륜-사모 / 륜-화리트
이 관계가 이질적이게 얽히고, 중간에 근친 무빙도 치고, 비아스가 판 뒤엎고...
아마 앞에 설명 없었으면 이런 사건을 빠르게 전개 못했을 테니, 웹소랑 애니에 찌든 뇌로썬 오랜만에 많은 자극을 받았음.
문제는 드래곤라자도 그렇고 눈마새도 그렇고 여타 다른 이영도의 글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글에서 계속 작가가 보인다는게 볼때 걸리적 거렸음.
특히나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암시를 빈번하게 던지는 데... 이게 이영도가 아른아른 떠오른달까요....
1권의 상당 부분을 각 종족의 문화와 성격 차이를 이야기하려고 할애하는데 이 부분이 '시스템'적으로 잘 짜여있다는 느낌을 받음.
결국은 그 종족(민족)들의 기저에 깔린 문화적, 심리적 향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어서 글을 잘 쓰든 지식이 깊든 간에
보통 돌아가는 원리를 보지 않고 지엽적인 부분만 짚는데 반에, 눈마새는 그 기저에 깔린 원리가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음.
대부분 케이건의 비유로 주절주절 나오는데. 이런 비유가 꽤 잘 묘사된 편이고, 실제로 캐릭터들이 그에 따라 행동하니 구축이 잘 되어있다는 느낌을 받음.
이런 디테일을 안배해도 살리기 어려운데도 소설 내에 잘 살아있으니 이런 부분을 흥미롭게 봄.
'도깨비는 모든 인간을 킴이라고 부른다. 자칫 혼란스럽기 쉽지만 그 속엔 원래 그런 경의가 담겨 있다. 지금에 와서는 그저 단순한 대명사처럼 되어버렸지만.'
'당신과 나는 바람을 볼 수 없소. 하지만 우리 눈에 바람이 검게 보이진 않지. 바람 뒤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나가는 물을 잘 보지 못하고, 깊은 물은 그 아래쪽에 있는 것을 가리지요. 그 둘의 차이를 생각해 보시오.'
이런 것들.
결국 이런 특성, 관습, 전통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뀐 것까지 묘사하려면 돌아가는 원리가 뇌에 박혀있어야 하는데, 확실히 박혀 있다는 느낌을 받음.
'...왕이 되려는 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고 싶은 자들이라는 거죠. 하지만 그렇지가 않더군요......'
'...누군가가 있어야 해요. 그를 왕으로 떠받드는 사람들이. 그래야만 그는 모든 걸 버리고 그렇게 떠돌아다닐 수 있죠. 그렇다면, 왕은 도대체 뭐죠?......'
'눈물을 마시는 새요.'
'...왕이 무엇이오?'
'사금을 모아 황금을 빚는 불이오. 사토를 모아 첨탑을 쌓는 물이오. 별빛의 미약한 열을 모아 강철을 제련하는 저 최후의 대장장이처럼...... 인간의 의지를 한 곳에 집중시키는 자요.'
'틀렸소.'
이런 부분을 보면 일종의 군주론적인 이야기(내가 군주론을 안읽어서 몰루) 또는
제왕병 파트에서 선지자에 관해 이야기를 보면, 신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인류학or종교학(현대 시점으론 비교학) 적인 이야기를 다루려는 거 같은데.
어떻게 전개할지 흥미롭긴 하네요.
근데 내가 본게 없어서 알아먹을 수 있나 모르겟음.
이 시점에서 제일 궁금한건..
레콘 <<< 왜 닭이지?
대충 모티프 떠올려보자면 룬퀘스트의 덕 인거 같은데.
닭이 그렇게 덩치 크고 잘 싸우고 호전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모르겠음.
투계라는 게 있지만 서도, 닭 자체가 그렇게 잘 싸우진 않잖음.
닭의 사나움은 부리로 쪼고 핡퀴고 예민하고 떼거지로 몰려다닌 다는 점에 기인하지, 독립적으로 무투파로써 행동하진 않음.
닭자체가 울음소리로 여명을 밝히고, 혼돈에서 질서로 넘어가고, 통치자의 등장 등을 상징하는 모티프가 있지만,
눈마새의 레콘은 그렇지 않으니...
거기다 물은 싫어하면서 최후의 대장간은 왜 북쪽 눈 많은 곳에 있는 건데. 눈은 괜찮아?
이런 부분들이 다른 부분들에 비해 많이 모순적이지 않나 싶음.
어차피 하고싶은 말 하기 위해서 짜맞춘 게 보인다만... 그래도 인간/나가/도깨비/두억시니는 잘 맞춰져 있잖아. 왜 혼자 모순적이게 따로 놈.
.....어쩌면 이영도 취향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이갈리아의 딸들 보고 영향받아서 페미니즘적인 이야기 전개한건가... 2025년에 보기 힘드네 생각했는데
인터뷰 찾아보니까 딱히 페미니즘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라더라.
그냥 다른 세 종족과 유별나게 구분되는 부분을 만들고 싶었나봄.
나가 성격 개좆같긴 하더라.
무튼 1권만으로도 왜 사람들이 그토록 빨아대는지 알 거 같긴 했음.
그럼에도 여전히 흠 그정둔가 싶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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