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 진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돼."
"이 새낀 술만 마시면 그 얘기야. 벌써 여기 사람들 표정 썩는 거 안 보이냐? 작작해라."
"아니 그럼! 지금 마왕 부활이 코 앞인 거 나같은 놈도 아는데! 이 개같은 새끼들은 지들끼리 싸우고만 있잖아! 이게 말이 되냐고!"
"저기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설명 좀 해드려도."
"아저씬 또 누군데요. 오늘 별일 다 생기네 시발."
"새꺄, 가만 있어봐. 말씀해주세요. 저 진짜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고 싶거든요."


"맞아요. 마왕은 곧 부활할 겁니다. 기록된 연도만 살펴봐도 봉인된 지 xxx년쯤이 지나면 항상 세계에 혼란이 찾아왔고 마왕은 그 틈에 부활해 힘을 온전히 회복했죠."
"그러니까 그걸 이제 저같은 평범한 시민도 아는데 왜 아무도 대책을 안 세우는 거죠? 미리 용사들을 뽑아서 마왕이 부활하자마자 잡으면 되잖아요. 용사가 없어도 마법사와 군대를 충분히 많이 보내면 제압할 수 있을텐데."
"윗분들 입장에선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그게 뭔 개소리예요?"
"어차피 마왕이 부활해도 당장 직접 영향을 받는 건 인접한 몇나라니까. 그 나라들이 먼저 해결해주길 바라겠죠."
"주변 나라라 해봤자 매번 국토가 마계로 바뀌는 통에 발전이 없는 약소국들 뿐이잖아요!"
"그러니까요. 만약 강대국이 용사와 군대를 훈련시켜서 마왕이 봉인된 곳에 파견하면 그 나라들이 가만 있겠습니까? 말만 마왕 대비지 자기 나라를 빼앗으려고 온 건지 어떻게 알겠냐고요. 강대국이 커지길 원치 않는 다른 나라는 또 어떻고요?"
"그건 좋다 쳐요. 그럼 마왕이 진짜 부활한 후에라도 빠르게 전쟁을 멈추고 싸우러 가면 되잖아요? 왜 세계가 모조리 마계로 넘어갈 판이 돼야 용사를 찾고 자빠지는 거냐고요."
"용사는 당신 생각보다 훨씬 많이, 더 자주 태어나요. 그런데 다들 오래 살지 못합니다. 용사의 자질이 있는 아이를 키운다고 한들 그가 정말로 마왕을 무찌를지, 마왕토벌은 꿈도 못꾸는 그저 뛰어난 군인이 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래서 그 용사들이 전쟁에 나가서 서로 싸우다 죽는다고요? "
"괜히 마왕을 봉인하는 용사가 항상 작은 나라의 외딴 마을 출신일까요?"
"하 시발 어이가 없네 진짜. 결국 마왕이 부활하든 말든 자기 나라 안위가 더 중요하다 이거구만요. 마왕도 재밌어서 부활할 맛 나겠네."
"그러니까요. 저도 이걸 깨닫고 나선 부활할 때 바로 잡히면 어떡하지, 불안한 마음이 싹 가셨죠. 이젠 좀 기대된다니까요. 다음 세계는 또 어떤 꼬라질까 궁금해서."
"뭐예요 아저씨, 이제 본인이 마왕인 것처럼 ㅋㅋㅋ"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