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는 우리를 믿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쯤에서 그만할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난 드래곤으로 태어났으니까요. 그리고 어째서인지, 난 이 부족하고 결함투성이에, 죄로 얼룩진 종족을...."

"...엉망진창인데다가 잘못된 선택만 반복하는 이 종족을, 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믿기로 했습니다."

"못마땅할 수도 있습니다. 왜 드래곤만 이런 의무를 짊어져야 하는지? 이것은 종족에 근거한 원죄에 가깝지 않은지? 나도 그리 생각합니다. 용은 불공평한 입장에 몰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이건 우리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주에 양분을 제공하는 공헌 말입니다."

덧붙여.

많은 이들이 동의하지 않겠지만, 젠킨슨은 이렇게 생각한다.

"또한 이를 통해 긴 세월 드래곤이 다른 종족에게 저지른 만행을...그 업보를 갚을 수 있겠지요. 그렇기에 난 시작하려 합니다."

그들의 후손이 선조의 죄업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음에 젠킨슨은 슬픔을 느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후손이 멸종하지 않게 도울 수 있기에 그는 기꺼이 나서려고 한다.

젠킨슨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이것이 나의 업(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