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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화력 더 모으자"…공수처로, 구치소로 향한 尹 지지자들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16 15: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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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1시30분께 경기 과천 과천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집회 장소가 중구난방이라 아쉬워요."
16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 앞 집회 현장을 찾은 김모씨(79)가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지금 서울구치소, 서울중앙지법, 헌법재판소 앞에서 보수단체 집회가 열리고 있다"며 "관저에서 집회할 때처럼 다 같이 모이는 느낌이 들면 좋은데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공수처 앞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500명의 지지자들은 공수처 인근 도로 약 80m를 차지했다. 인도에도 100여명이 서 있어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들은 인도뿐 아니라 관문로 편도 2차선 중 1차선을 점령하고 집회를 열었다. 근처에 경찰 버스 15대가 주차돼 있었고, 방패를 든 경찰 3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전날 집회 현장 인근 공터에서 한 남성이 분신을 시도해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소방 차량 2대도 서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stop the steal(부정선거 멈춰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이재명 구속' 등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태극기, 성조기, 이스라엘기를 든 이들은 "탄핵 무효", "공수처 해산", "오동운(공수처장) 구속", "수사 중단"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공수처가 체포 권한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을 지키자'고 적힌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황모씨(75)는 "권한도 없는 공수처가 무리하게 체포하니 대통령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겠냐"며 "그저 대통령을 압박하려고 체포했지만, 대통령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다"고 평가했다.

일부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공수처 앞 집회에 참여한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주민 박모씨(82)는 "어제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밤새고 바로 여기로 왔었다"며 "오늘은 공수처 앞에 있다가 5시에 체포적부심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니까 서초구로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 60대 여성 하모씨는 "대통령이 얼마나 고뇌에 찼으면 몸까지 안 좋아져서 공수처 조사도 못 받겠다고 했겠냐"며 "김건희 여사도 얼굴이 상하셨다는데 끝까지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10, 20대도 종종 눈에 띄었다. 경기 과천 주민 이모씨(18)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이 의석수를 무기로 대통령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화가 나서 집회에 참여했다"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받았는데 SNS에 인증사진을 올릴지 말지 고민이 된다. '애국 보수' 소리 들을 것 같다"며 웃었다.

16일 오후 12시께 윤석열 대통령 구금된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같은 시각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저녁부터 구금돼 있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에게 응원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소리를 지르겠다며 함성을 질렀다.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여한 경기 수원 주민 윤모씨(81)는 "목감기에 걸렸는데 소리 질러야 해서 감기약까지 챙겨 먹고 왔다"고 전했다.

언론이 집회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며 한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중년 여성은 취재진에 "좌파들이 원하는 대로 되니까 속이 시원하냐"며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똑바로 보도해라. 우리는 언론 안 믿고, 뉴스 안 본다"고 말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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