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속영장 청구 '5전 5패'라는 성적라는 성적과 더불어 내홍까지 겪으면서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출범 3년을 앞둔 신생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권력형 비리 수사 전담기구'라는 도착지까지 다다르기 위한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의 한계가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검찰, 경찰과 달리 수사 할 수 있는 대상과 혐의 등에 제약을 받는 상황이다. 심지어 검사와 수사관, 행정 인원 숫자에 대한 제한까지 걸어둬 기관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공수처법의 한계'로 구속영장 발부 0건, 직접 수사해 유죄 받아낸 사건 0건이라는 성적에 대한 변명이 되진 않는다. 운신의 폭이 좁은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고위공직자 사건 여럿을 다뤄 수사 실적을 올리는 실적을 보여줄 것인지, 검찰이 아닌 공수처만 할 수 있는 한 두건의 특수수사에 집중할 것인지 공수처의 콘셉트를 정할 필요가 있다.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배에서 내홍이 이는 것은 당연지사다. 지난달 정치적 편향·인사 전횡을 주장하는 '지휘부 저격'글까지 등장하며 내부갈등이 극한에 치달았다. 여운국 차장검사는 해당 글을 언론에 기고한 부장검사를 상대로 명예훼손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수처 1기 검사 13명 중 11명이 사직한 것도 내부 갈등이 벌어진 상황과 크게 이유를 달리하지 않을 것이다.
차기 처장 선발을 김진욱 처장 임기 만료 전까지 마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표류하는 배에 필요한 것은 배의 수리도, 선원에 대한 질책도 아닌 방향키를 잡아줄 선장이다. 작은 집단은 리더십 부재 상태에서 쉽게 와해되지만, 강한 리더십에는 더욱 쉽게 결속된다. 신임 처장이 임명 초기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내부 갈등을 정리하고 공수처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3차례 불발되면서 수장 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초대 처장을 선발하던 때에도 후보자추천위를 6차까지 진행한 끝에 최종후보 2인을 결정했다.
2기 처장 후보추천위는 오는 19일 4차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를 추릴 예정이다. 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후보추천위는 대략 연말까지 최종 2인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힘겨루기가 아닌 신속한 결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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