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손모씨(37)는 요즘 시도 때도 걸려 오는 여론 조사 전화에 일상의 흐름이 끊기기 일쑤다. 근무시간은 물론이고 늦은 밤에도 울려대는 여론 조사 전화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자주 오는 전화에 휴대폰을 무음으로 바꿔 정작 받아야 할 전화도 받지 못하고 있다. 손씨는 "보통 모르는 번호는 차단하면 오지 않기 마련인데, 뒷번호만 바꿔서 계속 전화가 온다"며 "하루에 10통 이상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4월 열리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빗발치는 여론조사 전화로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사용자들이 여론 조사 차단 방법 공유에 나섰다. 정부는 부실 여론 조사 업체를 등록 취소하는 등 불필요한 여론 조사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급증한 '총선 여론 조사'
24일 중앙선거여론 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등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 여론 조사기관 등록제 시행 초기 전국 기준 27곳이었던 여론 조사기관은 올해 기준으로는 88곳까지 늘었다.
조사기관이 늘면서 전화조사도 폭증했다. 전국 단위로 가장 최근 열렸던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선거운동 개시일(5월 19일)부터 여론 조사 결과 공표 금지일 전날(5월 25일)까지 7일 동안 여론 조사 전화 횟수는 총 1624만5204통이었다. 이는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당시 같은 기간(1426만2573통)보다 198만2631통(13.9%)이 늘어난 숫자다.
이번 총선엔 더 많은 여론조사가 예상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시민들이 느끼는 여론조사에 대한 불쾌감이다.
직장인 변모씨(34)는 "보통 여론 조사 전화는 정말 받을 때까지 거나 싶을 정도로 집중적으로 걸려 온다"며 "휴대폰으로 다른 업무를 보다 문제가 생긴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지난 지방선거 당시 여론 조사 전화 가운데 63.8%(1036만9043통)는 유권자가 전화를 받지 않거나, 전화를 받은 뒤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SNS에는 이동통신사별 '여론 조사기관 가상번호 제공 거부' 방법도 공유되고 있다.
SNS 등지에 퍼져있는 여론조사 거부 방법
여심위, 부실 업체 취소
시민들의 반발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여론조사기관 등록요건을 강화했다. 여심위는 지난 8일 여론 조사기관 88개 가운데 34%인 30곳에 대한 등록 취소를 예고한 상태다.
여심위는 부실 여론 조사 업체 난립 우려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분석전문인력을 '1명'에서 '3명 이상'으로 강화했다. 또 상근 직원 수 기준을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여론 조사 매출액을 5000만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변경했다. 단 설립된 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기존 5000만원 이상을 적용한다.
강석봉 여심위 사무국장은 "이번 등록요건 강화를 계기로 떴다방식 선거여론 조사기관의 난립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사기관의 전문성도 한층 강화돼 이번 국회의원선거에 관한 여론 조사에 대한 신뢰성과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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