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철거 허가를 신청하고, 기존 임차인이 모두 퇴거한 주택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주택개발사업을 하는 A사가 서울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사는 2020년 12월 서울 용산구에 있는 연립주택 5채를 매입하고, 며칠 뒤 용산구청장에 건물의 해체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용산구청은 8개월가량이 지난 2021년 8월에서야 해체 허가서를 발급했다.
그러나 영등포세무서는 A사에 2021년 귀속 종합부동산세 6억2700만여원과 농어촌특별세 1억2500만여원을 부과했다. 과세기준일인 2021년 6월 1일에 A사가 3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A사는 이에 불복해 국세심사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고,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지만 잇따라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과세기준일 당시 이미 임차인들이 모두 퇴거하고 단전·단수돼 철거만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주택으로서 기능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용산구청의 처리지연으로 철거를 하지 못한 것으로, 이에 대한 책임을 원고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고도 했다.
법원은 A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철거할 예정으로 취득한 주택의 경우, 부의 편중현상을 완화함으로써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고 투기적 목적의 주택 소유를 억제한다는 종부세의 입법 목적과 관계가 없다"며 "고액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과세해 부동산 가격안정 등의 적극적인 목적을 추구한다는 종부세의 유도적·형성적 기능과도 거리가 멀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고는 건물을 양도받은 직후 곧바로 건축물해체허가 신청을 했는데, 용산구청의 심의와 신청서 제출 과정을 거쳐 허가가 났다"며 "건물이 사용되거나 사용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바, 건물 외관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 주택으로 이용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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