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집회 당시 계엄령 선포 검토 기무사 직무 벗어난 문건 작성케 한 혐의 다만 檢 "폭동 모의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계엄령 선포 실질적 위험성 없어"
[파이낸셜뉴스] 조현천 전 국군 기무사령관(65)이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집회 당시 계엄령 선포를 검토하는 문건을 작성케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내란음모죄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김정훈 부장검사)은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조 전 사령관을 기소했다.
조 전 사령관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지난 2017년 2월에서 3월 사이 계엄령 선포 및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 무력 진압 여부를 검토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당시 기무사에 비밀 TF를 구성하고 TF 팀원들로 하여금 기무사의 직무범위를 벗어난 위헌적 내용을 포함한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과 정해일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 최현수 당시 국방부 대변인과 공모해 '계엄령 검토 문건이 문제없다는 한 장관의 간담회 발언은 없었다'는 허위의 사실관계확인서에 서명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도 함께 기소했다.
다만 검찰은 계엄령 검토와 관련해 내란음모 혐의는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내란음모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이 △국가권력을 배제,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이 있는지 △목적 달성할 정도로 다수의 조직화된 집단이 폭동을 모의했는지 △객관적으로 폭동 실행을 위한 의사합치가 있는지 △실질적인 폭동의 위험성이 있는지 등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장래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만으로는 조직화된 폭동의 모의나 폭동 실행을 위한 의사합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질적 위험성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조 전 사령관은 앞서 사드 배치 지지여론 관련 예산을 편성하게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지난해 4월 14일 구속기소돼 현재 서부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계엄령 검토 문건을 누설한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는 무혐의 처분했다. 계엄령검토 문건이 적법하게 생성된 군사 기밀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했다. 문 전 대통령과 조 전 수석은 기무사를 해체하고 '기무사 계엄령 검토는 불법'이라는 발언을 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었다. 검찰은 기무사 해체는 법령에 따른 조직 개편이었으며, '계엄령 검토 불법' 발언은 의견표명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직권 남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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