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겹으로 방한 방음이 잘 되는 도시의 집과는 다르게 창문을 닫으나 열으나 팔랑팔랑 나뭇잎새 부댓끼는 소리나 처량맞은 휘파람새 소리도 쉬이 들리는 시골집은 어떤 때는 똠방똠방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에도 잠을 깨곤 한답니다. 종성님 말씀을 듣고보니 부칭게 먹어 본지가 꽤나 오래인것 같습니다. 허기야 벌써 달포나 넘게 나댕기기만 했으니 집에서 조신하게 앉아 요것 먹고 싶다 조것 먹고 싶다 소리를 해 볼 여유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더구나 토요일이나 일요일 하루 이틀 집에서 머물 때면 그래도 농삿철이라고 거름을 낸다 뭐를 한다하며 궁댕이 한번 맘 놓고 땅바닥에 내려 놓을 틈도 없고 말입니다. 얻어 먹는 죄로 주말마다 부주돈 내밀 곳도 많고 또 내주에는 고향의 초등학교 동창회까지 있다고 통지가 왔으니 주말까지도 넉넉할 때가 그리 흔치 않답니다. 아름다워서 잔인한 사월도 어느새 스무 날이나 흘렀습니다. 내일은 말을 들은 김에 부추 전이라도 한판 구워 먹자고 말을 놓아야겠습니다. 배꽃은 좋은가 모르겠습니다. 하동이고 어디고 푸지게도 피던데 ....이화에 월백한다고 어느날 달이 좋은 밤이면 배나무 아래에서 달구경이나 싫것 해보고 싶던데 설레임 만큼이나 기분이 좋아지려나 모르겠습니다. 요즘보니 남원에서 임실쪽이든 충주에서 앙성쪽이나 조치원에서 공주쪽이든 간에 복숭아꽃이 그렇게 요사스럽던데.....후후...그래서들 아마 무릉도원이니 그러는 가 봅니다만...대단도 합디다. 이쪽은 이제 비가 그쳤습니다. 딸기향이 여기까지 전해오는 봄밤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