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요리대회 상받은 당호루 수프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22 10:54:49
조회 1139 추천 20 댓글 13
														


7ded8119b7826af23fee84ec2980736ca265568dc6ac3a99b96597a76ccbe4dcf5c870a746daa9136104


"취미로 히어로...가 아니라 요리대회 나가는 사람입니다"


요즘 집에서 요리하는 게 워낙 유행이다보니 이제 이 정도 자기소개는 되어야 좀 흥미가 끌릴 듯 합니다.


이번에 나간 요리대회는 양봉요리대회. 벌꿀, 프로폴리스, 화분(꽃가루), 심지어 벌 애벌레까지 양봉산업 산물을 이용해서 만드는 요리대회입니다.


제가 개발한 요리는 당호루 수프. 탕후루가 아니라 당근, 호박, 루바브를 넣어서 당호루 수프입니다.


호박은 오븐에 구워서 전처리를 한 다음 손질하고, 그 중 절반을 당근, 양파, 루바브를 썰어서 함께 볶습니다.


루바브는 우리나라에는 익숙치 않은 재료인데, 색깔만 붉은색이지 잘라놓은 줄기 모양은 샐러리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굉장히 강렬한 신맛이 특징인데, 달콤한 것과 함께 섞으면 새콤달콤이 완성됩니다.


보통은 설탕으로 콩포트나 잼을 만들어서 고오급 디저트에 쓰곤 하는데, 이번에는 꿀과 함께 수프 재료로 사용합니다.


어지간히 볶아지면 버터를 살짝 넣어서 조금 더 볶다가 화이트와인을 붓고 디글레이즈합니다.


그 다음엔 채소 육수를 붓고 부드럽게 익을 때까지 끓여줍니다.


7ded8219b7826af23fee84ec2980736fd634172054e18bb1c028d03141ed932c35d4accc82904efa9556


아보카도와 식용유를 블랜더에 갈아서 아보카도 오일을 만들고, 여기에 세이지라는 허브를 으깨넣어서  냉침으로 우려냅니다.


아무래도 수프에 녹색이 부족한 거 같아서 허브의 향도 더하고 푸릇한 색깔도 더하는 세이지 오일을 피니쉬로 뿌려줄 생각이거든요.


세이지 이파리를 기름에 튀겨 장식해도 좋은데, 아무래도 한 시간짜리 요리대회에서 이것까지 하기엔 살짝 무리가 있을 거 같아 패스.


7ded8319b7826af23fee84ec2983746ed4ba3bbe30eb6e4becabaebffca1ec31833c4a72414c5c17927e


요리대회 때마다 엄청 잘 써먹는 배 꿀절임, 밀전리.


제 마음 속 조선 실학자 1위는 정약용이 아니라 풍석 서유구 선생님입니다.


하도 자주 만들어서 이제는 굳이 계량 안해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되었네요.


뭐, 꿀과 물과 후추와 생강과 얇게 썬 배를 졸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라서 외우기 쉽다는 것도 이유지만요.


7ded8419b7826af23fee85e529807268ae2f96414a31296a9993c769d4d2aecce87c6e4d6987d16b02e9


밀전리 외에도 얇게 썬 당근을 버터, 레몬즙, 꿀에 볶아서 글레이즈드 캐럿도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꽃 모양으로 찍어내면 가니쉬 완성.


수프는 아무래도 씹는 맛이 덜하다보니 이렇게 살짝 씹어먹는 재미가 있는 가니쉬를 곁들였습니다.


7ded8519b7826af23fee85e52980736c74f9252a5d3d605e84432017cf0d78768623d18326927eb7e94d


수프에 넣고 남은 단호박 절반은 푸드밀에 돌려서 꿀과 사과주스를 섞고 팬에 볶아서 단호박 퓨레를 만듭니다.


크림치즈와 그릭요거트와 소금을 섞어 치즈 무스도 만들어줍니다. 이걸로 새콤달콤 뿐 아니라 단짠 역시 완성되는 거지요.


파이핑백에 넣고 모양을 내서 짜줍니다.


세이지 오일을 뿌리고, 가니쉬를 얹고 마지막으로 화분도 살짝 뿌려줍니다.


꽃가루는 보통 건강식품으로 많이들 먹는 것 같은데 은근한 단맛에 고소한 맛이 나는게 다식 먹는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7ded8619b7826af23fee85e52980736f25796fe4494bab067d9f9e8e8298bf7d473034d523d2a522d1a5


끓인 수프 재료는 블랜더에 넣고 곱게 갈아서 체에 한번 걸러줍니다.


이걸 다시 끓이면서 꿀, 소금, 후추, 버터, 레몬즙으로 마지막 간을 맞춰줍니다.


그리고 플레이팅된 재료 위에 부어주면 끝.


수프가 예쁜 재료들을 덮어버리기 때문에 손님 앞에서 직접 부어주는 테이블사이드 서비스 형태로 설계했습니다.


7ded8719b7826af23fed84e42980756f0dc0d0a2649eac053e53f308b210ffd13642a1f7570e38a24f12


그리고 대망의 요리대회 당일. 작년까지는 서울에서 대회를 진행했는데, 올해는 대전에서 대회를 하는지라 아침부터 눈보라를 헤치고 운전해가며 겨우 도착했네요.


오래간만에 보는 프로페셔널한 주방입니다. 대학교 조리실습실을 빌려서 사용하는거라 옛날 추억도 떠오르고 좋네요.


상당수의 요리대회는 지역 축제의 일환으로 열리기 때문에 야외에 마련된 조리대에서 치뤄야 할 때도 많습니다.


바람도 불고, 전기도 잘 안들어오고, 화력도 약한 가스레인지로 고생할 때에 비하면 요리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7ded8819b7826af23fed84e42980706f77ec278676bd856fb7ca4896345a27a77914bc59884722a48c24


팀 이름은 밀당의 고수. 연애의 고수가 아니라 한자로 꿀 밀蜜에 당근을 합쳐서 밀당입니다. 꿀당근의 고수라 이 말씀.


심사위원 일곱 명이 수프 한그릇을 번갈아가며 떠먹을 수는 없으니 조그만 그릇을 가져가서 한 입 분량으로 칠인분을 만들고 플레이팅용 한 접시를 따로 만들어서 제출했습니다.


근데 심사가 길어지면서 수프가 식어버렸네요. 흑흑


원래 이 수프의 매력은 차가운 치즈 무스와 뜨거운 수프를 동시에 먹으며 아포가토 비슷한 느낌으로 온도 차이를 맛보는 게 특징이었는데 아쉽게 됐습니다.


진행하는 걸 보아하니 수프는 그냥 기다렸다가 심사위원들 오면 바로 소스건으로 쏴서 줘도 됐을 뻔 했네요.


7ded8919b7826af23fed84e429837469e935f62f4d1fde974cc7830595e12b58acf81a13daa0b9393de2


뭐, 그래도 상은 탔습니다. ㅎㅎ


앞서 말했듯이 수프가 식은데다가, 아무래도 고기나 디저트 요리에 비하면 풍성한 맛이 부족해서 상을 탈 수 있을까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네요.


재밌는건 양봉요리 대회라서 그런지 돈이 아니라 꿀로 줍니다 ㅋㅋㅋ


대회 공고에 "양봉부산물"을 상으로 준다고 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꿀 마스크팩이나 꿀비누 뭐 이런 거 주는 건가' 싶었던 입장에서는 꿀을 준다니 훨씬 더 이득입니다. 가격으로 치면 거의 40~50만원어치는 될 듯.


무엇보다도 요리대회 참가하는 것 자체가 재밌습니다. 아이디어 짜내서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고, 테스트용으로 만들어서 보완을 하고, 이렇게 준비한 것을 한 시간짜리 대회에서 쏟아붓는 것 자체가 아드레날린이랑 도파민이 뿜뿜하거든요.

추천 비추천

20

고정닉 6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2024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넷 이슈는? 운영자 24/12/23 - -
3502863 나는 참 잘생겼소 [14] 대종킴65kg만들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39 0
3502860 굿모닝 [2] 아재유람(211.54) 12.23 128 1
3502859 나 대종킴 오늘도 임산부석에 앉았다간다 [11] 대종킴65kg만들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29 0
3502854 잠이 안오는데 어캐 [3] 오늘의밥(49.142) 12.23 121 0
3502851 아 내일 ㄹㅇ 닭곰탕 도전 [3] 말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16 0
3502849 생굴 좋아하는데 노로롱 한번도 안걸려븀 [1] ㅇㅇ(118.235) 12.23 103 0
3502846 이거나 듣고 ㄷㄷ하며 잠들어버려라 [1] 거위의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73 0
3502845 저녁 야식 육삼빌딩(119.193) 12.23 172 2
3502843 동양에서 왕은 남성인식이강했는데 서양은 왜 영국여왕이 역사에 많이나옴? [1] 기갤러(1.251) 12.23 55 0
3502842 야 오맹꼬 밥은묵고다니냐 [4] 말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97 0
3502838 나의 눈물 속에서 넌 지금도 사랑을 가르쳐주나 [2/1] ㅇㅇ(1.232) 12.23 71 0
3502832 오망꼬랑 말야랑 유동새기때매자야겠다 [5]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63 0
3502828 지금 안자면 내일 커피 세잔마셔야함 [12]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60 0
3502827 이탈리안 음식에서 일해보고 싶은데 난이도가 어떨까요 [3] ㅠ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62 0
3502823 난 외적인것 많이안버는데 [12]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77 0
3502819 나도 밖에서는 아직 고딩이냐 소리를듣기때문에 [20]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80 0
3502815 친구처럼 편한연애 너무 좋은듯 ㅎㅎ [3]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28 0
3502812 오늘도 야한꿈꾸게해주세요 [2] 국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68 0
3502811 자고 일어나서 좌장면 먹을가 [3] 돌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81 0
3502809 나는 다정하고 섬세한 남자가 좋은데 [9]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30 0
3502807 아 자존심 상하네 ㅇ [8] 말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93 1
3502802 집착하는 년들은 다 미저리임 기갤러(12.74) 12.23 60 2
3502801 말야♥민.지 [6] ㅇㅇ(118.235) 12.23 87 0
3502800 다자러간김에 인증 [14]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86 2
3502797 이그마싯었는데 [12]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26 0
3502796 야식땡기네 [2] 돌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81 0
3502795 비음 심하고 플랫이 너무 자주돼 [1] ㅇㅇ(211.234) 12.23 58 0
3502792 알찬한끼 신상 나쁘지않네 [3] ㅇㅇ(211.244) 12.23 103 0
3502791 이거 불러주면 어떨 것 같아 [5] 국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81 0
3502789 아근데 남자 손큰건 정말 치이는거같아 [4]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53 0
3502787 그래서 돼지는 계획이 뭐임? 기갤러(12.74) 12.23 61 2
3502786 7년동안 연애 안한거면 [11] 국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24 0
3502785 소고기국밥 [4] 빼앢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39 3
3502784 진짜 큰 사람운 자기 꼬추얘기 일절 안한대 [8/1]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59 0
3502783 남자로 안느껴지다가 [6] 국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80 0
3502780 집착질투 안하는사람은 [10]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16 0
3502778 몸이 아프다.. ㅇㅇ(1.232) 12.23 35 0
3502777 연상누나가 [6] 국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92 0
3502774 국야 짝녀눈나한테 어필해 [10]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00 0
3502772 잠안오는데 한발 빼고싶구나 [7] 말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71 0
3502768 부산 [7] 국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24 0
3502764 저 한남 열등감 대폭발하는거 졸랭웃기당ㅋㅋ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84 0
3502762 민딩이 왜 간조사댔어?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18 0
3502761 기음와서 배운거 기갤러(211.234) 12.23 54 0
3502758 자기객관화는 여자가 더 안되있지 [2] ㅇㅇ(211.235) 12.23 101 4
3502754 바바 저런 도태들 긁으면 바로 패드립만해 ㅇㅅㅇ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68 1
3502751 농담곰이 좋은이유 [14]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22 0
3502748 근데 디시한남들은 너무 자기 주제를 몰랑 ㅇㅅㅇ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12 4
3502747 나도 베이킹처럼 녀성녀성항 취미 만들까 [16] 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3 133 0
3502745 야식 먹을까 말까 [6] ㅇㅇ(118.235) 12.23 69 1
뉴스 이민호, SM 캐스팅→ ‘꽃남’ 재벌 2세 비하인드 공개 (‘유퀴즈’) 디시트렌드 12.25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