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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심장을 가진 강, 그리고 양파 샌드위치

nasic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7.10.21 20:42:46
조회 3947 추천 0 댓글 10









두개의 심장을 가진 강, 어네스트 헤밍웨이 작 (배경: 제1차세계대전 이후 미국) -----

 

그는 메밀가루를 재빨리 물과 섞어 반죽을 만들었다.  메밀가루 1컵에 물 1컵을 섞었다.  그는 커피 한줌을 남비 속에 넣고는, 깡통에서 기름 한조각을 퍼내어 뜨거운 프라이팬에 고루 폈다.  연기가 나는 프라이팬에 그는 메밀반죽을 부드럽게 부었다.  반죽은 기름을 마구 튀기며 용암처럼 번졌다.

 

메밀반죽은 가장자리부터 굳더니 갈색으로 변하고는 곧 파삭파삭하게 되었다.  표면은 천천히 거품을 내며 구멍뚫린 상태로 굳어갔다.  닉은 갈색으로 튀겨진 바닥면 밑에 깨끗한 소나무 조각을 밀어넣었다.  그는 프라이팬을 좌우로 흔들어 메밀 케이크가 프라이팬 바닥에서 떨어지도록 했다.  프라이팬을 휭 튕겨 뒤집지는 않겠어, 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깨끗한 나무조각을 메밀 케익 바닥 밑에 완전히 밀어넣운 뒤, 케익을 뒤집었다.  다시 프라이팬에서 지글거렸다.

 

다 구워지자, 닉은 팬에 다시 기름을 두르고는 반죽은 마저 구웠다.  큰 조각이 하나 더, 그리고 작은 조각 하나가 나왔다.

 

닉은 큰 조각과 작은 조각 하나에 사과버터를 발라 먹었다.  그는 세번째 조각에는 사과버터를 바르고는 두번 접어서, 기름종이에 싼 뒤 셔츠 주머니에 넣었다.  그는 사과버터 병을 배낭에 집어넣고, 빵 두조각을 잘라냈다.

 

그는 배낭에서 커다란 양파를 하나 꺼냈다.  그는 그걸 둘로 갈라, 그 비단같은 속껍질을 벗겨냈다.  그는 반개의 양파를 잘게 썰어 양파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그는 그걸 기름종이에 싸서 그의 카키 셔츠에 다른 주머니에 넣고 단추를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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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전에 썼던 것도 이 \'우리들의 시대에\' 라는 헤밍웨이의 단편집에서였습니다.  제가 중학교였나 고등학교였나 아무튼 이 소설을 읽을 때, 주인공이 저렇게 간편하게 캠핑용 식사를 만들어 먹는 장면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그래서 다짐했던 것이, \'나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한번 저렇게 혼자 캠핑을 가서 저런 식으로 간편한 식사를 해먹어보겠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캠핑간 적이 있냐고요 ?  없네요...  이젠 처자식까지 딸렸으니, 혼자 캠핑가는 일은 절~대로 없겠군요.  좋은 일인가요 ?  좋은 일이죠.

 

그런데 메밀가루로 팬케익 굽는 것이 저렇게 간단한가요 ?  집에서 밀가루로 팬케익 굽는 일이야 종종 있지만, 달걀과 설탕이 안들어가면 제대로 구워지지가 않던데요.  밀가루 반죽만 구우면 마치... 부침개처럼 되지 저 소설처럼 파삭파삭하게 되지는 않더라고요.  메밀이 특별한 건지, 제가 솜씨가 없는건지...

 

아무튼 저렇게 해먹는 걸 보면 상당히 간단하게 보이네요.  비용도 아주 싸게 먹히는 것 같고요.  양파 샌드위치라는 음식이 원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해먹으면 맛은 있을지 모르겠어요.  어우, 좀 아닐 것 같은데요.

 

저는 미국인들은 양파를 별로 안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릴 때 본 V라는 외계인 미니시리즈 기억하십니까 ?  거기 보면, 주인공의 친구인 멕시코인이, 경찰의 검문을 피해갈 때, 미리 생양파를 한입 베어먹고는 백인 경찰관에게 말을 걸지요.  그러니까 백인 경찰관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빨리 통과하라고 손짓을 하지요.

 

또, 브루스 윌리스와 시빌 쉐퍼드가 주연한 미니시리즈 \'블루문 특급\' (Moon Lighting) 보신 분 있으신가요 ?  거기 보면, 브루스 윌리스가 어찌어찌하다가 감옥에 갇히는데, 거기서 옆방의 어떤 흑인과 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둘의 대화 내용이 결국 먹는 쪽으로 흐르는데, 햄버거 이야기를 하다가, 브루스 윌리스가 \'햄버거에 양파도 얹고\' 라고 하니까 흑인이 반가와하면서 \'이제 이야기가 통하는군\' 하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 미국 백인들은 원래 날양파를 안먹는 모양이군\' 하고 믿고 있었습니다.

 

미국가서 보니까 미국애들도 날양파 잘만 먹던대요 ! 

 

양파는 냄새는 좀 나지만, 피를 맑게하고, 값도 싸고, 비타민도 풍부하고, 무엇보다 식이섬유소가 아주 풍부한 좋은 채소입니다.  우리집에서 가장 많이 먹는 채소가 양파에요.  볶아먹고 절여먹고 끓여먹고... 

 

양파는 원래 이집트에서 가장 먼저 재배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역사가 아주 오래된 채소인데, 마늘과 서양파 (leek) 와 비슷한 시기에 재배되기 시작했답니다.  유대인들은 (성경에 따르면) 야곱의 아들 요셉이 이집트에 자리를 잡은 이래로 대거 이집트에 몰려가서 살았는데, 이때 마늘과 양파 먹는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나중에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온 다음에도 그 식습관은 계속 되었지요.  나중에 로마인들이 팔레스타인을 정복한 다음에, 유대인들을 멸시해 부를 때 \'마늘 냄새나는 유대놈들\' 하고 불렀답니다.  양파 냄새 욕은 안하지요 ?  왜냐하면 로마인들도 예전부터 양파는 즐겨 먹었거든요.  그런데, 웃기게도 결국 로마인들도 마늘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지요 ?  유럽인들은 마늘을 별로 안먹지만 이탈리아인들을 비롯해서, 지중해 일대에서는 마늘을 아주 많이 먹습니다.  특히 독일 애들은 진짜 마늘을 안먹지요.  차두리도 말했쟎습니까 ?  주말에 한국 음식 먹고나면 월요일에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요. 마늘 냄새 때문에요. 

 

하지만, 제가 볼 때는 마늘 안들어가면 음식에 맛이 안나요.  저는 집에서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만들 때도 마늘은 꼭 넣습니다. 

 

(오늘도, 양파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결국 마늘 이야기로 끝이 나네요. 제 글은 항상 이렇습니다. T 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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