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내 남동생은 나이 차가 좀 나는 편이야.  어렸을때부터 막내로 귀여움만 많이 받고 자라서 그런지 아무것도 스스로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걱정이야.  고등학교때는 부모님 집 오실 시간까지 비디오 게임이나 하고 있다가 부모님 오시면 그제서야 숙제나 한다고 하고, 항상 보면 숙제하다 불 다 켜놓고 침대에 엎어져 자고 있고.  대학이나 갈까싶어 걱정하신 부모님이 돈을 쏟아부어가며 SAT학원에도 보내주었건만 학원만 가면 뭘하나, 공부를 안하는데.  결국 어영부영한 학교에나 붙고 다른 곳은 떨어졌지.  장래 목표가 있는지 조차 모르겠어.  요즘은 방학이라 집에서 하루종일 놀고 있네.  눈 뜨자마자 게임, TV에, 먹기만 하고 빈둥빈둥.  게을러서 직접 음식을 해먹는 것도 아니고 냉동식품 데워먹는게 다야.  이제까지 한번도 일해본 적이 없고 부모님 일 도우라고 하면 온갖 짜증을 부리지 않나 그렇다고 집안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약국에서 온갖 환자들과 보험 문제로 치이고 저녁에 집에 오니까 컴퓨터 옆에는 온갖 음식물이며, 컵, 접시들이 쌓여져 있고 동생은 포르노로 보이는 영상을 급히 끄는거야.  컴퓨터가 거실에, 현관문을 열면 화면이 제대로 보이는 곳에 있어서 똑똑하게 본 거지.  그걸 보니까 저걸 그냥 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거야.  내가 가족들 먹을 간식거리를 사다두거나 만들어 두면 가족들 일 하는 동안 다 먹어치우질 않나, 부모님한테는 돈 타령만 하고 어깨 한번 주무를 줄 모르는 저 놈이 내 동생이라는게 너무 부끄러워서 친구들한테도 한번 소개시켜주지 않았어.  요즘은 한심함이 지나쳐서 미움으로 내 감정이 바뀐듯 해.  가끔은 나도 내가 이만큼 동생을 싫어했나 하면서 깜짝 놀라기도 하지.

얘를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 아니면 그냥 모른척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