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장가셨다 돌아오신 아버지와 공항에서 만나자마자 나눈 대화:
"에세이는 다 썼니?"
"네"
"프린스턴? 스탠포드?"
"네 둘다 넣었는데.....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아버지로서 당연히 기대되지"
"나중에 안 붙으면 실망감만 크잖아요"
"그래...그래도 그중에서 하나라도 붙겠지"

내가 부모님한테 기대를 하지말라고 한게 열번은 넘은것 같은데, 이건 완전 소귀에 경 읽기다. 아버지 친구들 중에 유학간 자제분들이 좀 많은데, 거기서 반이 HYPSMC 야 (뭐 못한 애들도 있지만). 나도 솔직히 아버지가 맨날 새로운 이름 언급하시면서 "얘는 요번에 스탠포드 갔다더라" 이러면 알수없는 부담감에 휩싸이곤 했지. 근데 그때는 내가 시니어가 되기 좀 전이라서 그냥 하루만 있으면 까먹었지만, 지금은 꿈에서도 나올까봐 두렵다. 오늘 아버지의 마지막 말을 듣고 진짜 0.1초의 자살 충동을 느꼈음. 주위 애들이 다 아이비는 껌으로 가니까 아이비가 어디 개나소나 가는 곳으로 알고 계신것 같아. 하긴, 내가 10학년때만 해도 코넬은 껌으로 붙는다는 오만함에 찌들어있었으니까, 지금 부모님이 그렇게 생각하는것도 무리가 아닐듯. 하여튼 원서를 다 쓰면 왠지 후련할것만 같았는데, 이건 뭐 부담감만 늘어나서 아주 죽을지경이다.

교훈: to 프레시맨/소포모어/주니어 - 졸라게 공부해서 나같이 똥줄 타는일이 없기를 바란다

p.s 요번 시니어들 대박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