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점심 먹자"

시계는 12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밤인지 낮인지를 확인하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자기전에 종료하는걸 까먹었는지 컴퓨터는 새벽갤질의 흔적을 남긴채 켜져있었다.

"벌써 12시라고?! 빨리 일어나서 점심먹으란말이야!" 

시끄러운 남동생은 엄마라도 되는것마냥 잔소리를 해댄다.

더이상 시끄러운건 좋아하지 않기에 대충 세수를한 후에 폰갤질을 즐기며 내려갔다

"예이예이, 지금 내려갑니다"

"또 핸드폰이야? 밥먹을때만큼은.." 라며 잔소리를 시작하려한다

"아 알았다 알았어. 근데 왠일이냐 니가 밥을 다 차리고?"

"그게있지.. 오늘 수학숙제가 있는데 잘 모르는부분이.."

그럼그렇지 숙제떠넘길 생각이었나 하..

"너말이야.. 숙제정도는 스스로.."

"스스로 할거야! 할건데.. 조금만 도와달라고.." 

빨개진 얼굴로 변명한다. 

뭐 이것도 녀석 나름의 부탁방법중 하나겠지.

"어쩔수없네. 도와주는 것 뿐이다?" 

점심 차려준것에대한 보답과, 귀여운 표정을 볼수있었기에 할수없이 승락해버렸다.


"아 그러니까, 절댓값 안이 음수라고? -를 붙여서 나와야한다고!"

"그..그런거 모를수도 있지 왜.. 훌쩍"

아차, 목소리가 너무 컸나?.. 

나도모르게 흥분해버린 모양이다.

침착해진 후에 다시보니, 동생은 이미 훌쩍거리며 울고있었다

"그..미안해..." 

사과 한번하기가 이렇게 힘든거였나? 으우..

"뭐..라고?" 

그래도 효과가 있었는지 울음을 멈추기 시작했다.

"화내서 미안해. 그.. 조금 흥분해버린거 같아"

"흐..흥? 딱히 무서워서 울어버리거나 한건 아니니까 말야.. 헤헷.." 

눈물도 닦지않은채 웃음짓는건 쪽팔렸는지, 동생은 최대한 표정관리를 하기위해 찌뿌린 표정을 지었다.

그런모습도 어쩐지 귀엽다. 


아마도.. 그는 외로웠던 것이다. 

하나뿐인 형이 수험생이라고해서 자주 놀아주지 않았던 것이. 

사실 절댓값은 그에 나이에 맞는 범위가 아니다.

그럼에도 바쁜 형이랑 오랜만에 대화하고 싶어서, 

귀중한 개교기념일날 친구들과 놀러가지 않은채 형 점심을 만들어주고, 

하기싫었던 수학공부도 하려했던거겠지. 

수학과 디시밖에 모르는 형으로써, 어쩐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