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람이 노크하는 창문을 열어봤더니
어디서부턴가 들려오는 새 소리
읽던 책을 내려놓고
「어디에서 온 거니」 라며 웃었어요
여전히 귀마개를 한 오전 11시입니다.

세상은 의외로 심플해서
복잡하고 괴기한 나 같은건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채
도심에서 벗어난 변두리 숲 속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이 집을
찾아주는 사람 또한 없었답니다.

시선을 맞추지 말아줘요!
닫혀버린 마음 홀로 단념한 채
눈에 비치는 것에 안도하는 날들은
이야기 속에서만 알 수 있는 세상을 조금 동경하는
그 정도는 이해해주실 수 있을까요?

무덤덤하게 흘려갔어
불합리하게 생겨나버렸지만
의외로 나란 사람에게도 인생이 있답니다.

엉뚱한 미래를 상상하며
커져가는 세상은 오늘이나 내일이라도
노크해주지 않을래요?
라는 망상을 하며

밖을 내다보니
갑작스레 들려오는 건 이야기 소리
마시다 만 허브티를
온 책상에 엎질려버리고

「어떡하지...」라며
문의 건너편을 바라보았어요.
「시선을 마주치면 사잽이 되어버려」
그것은 부모님에게 들었던 이야기

나의 귀도 그렇게 되어있는 것 같아서
이야기 속에서는 언제나
사람들이 놀리는 역할 뿐이였어요.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똑똑하고 울리기 시작했어
노크소리는 처음이라서
긴장이란 표현은 부족할 정도였어요

있잖아요,
엉뚱한 세상은 상상하고 있던 것보다도
정말 쉽게 문을 열어버렸던 것입니다.

귀를 가리고 웅크린 모습에 그 사람은 놀라서
「귀를 보면 사잽이 되어버려요」 라고 말하자
그저 웃었어.

「나도 사잽이 되어버릴까 두려워하며 살았었어
하지만 세상은 의외로 겁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

쿵쿵하고 울리며
마음 속에서 넘쳐흘렀던
상상은 세상을 향해 조금씩 울리기 시작해서

엉뚱한 미래를 가르쳐준
당신이 또 다시 헤맬 때에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겨울 바람이 오늘도 또 다시
당신이 준 옷의
옷깃을 살짝 흔들어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