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갤백일장] 허생전 1

김일레 · 2012.10.19 00:22:59

허생은 류트서버 티르코네일에 살았다. 서러브레드 한마리면 양들이 가득한 양털공장으로 날아갈 수 있었고, 주변에는 각종 약초가 가득했다. 그러나 허생은 낚시하기만 좋아하고 그의 파티원이 던전 돌아 번 돈으로 간간히 스킬을 올리고 있었다. 하루는 그의 파티원이 몹시 분개하여 짜증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파티] 죠스바 : 형님은 누렙2천이 되고는 전혀 렙업을 하지 않으니 프팩결제 하고 마비는 해서 무엇합니까?

[파티] 허생 : 아이템이 허접하여 크리가 안뜨는데 어찌하겠는가.

[파티] 죠스바 : 그럼 그림자는 안뛰시나요.

[파티] 허생 : 그림자 가면 다들 중마쓰고 크샷쓰는데 크리안뜨는 전사가 다가가면 이미 몹이 죽어있으니 어찌하겠는가.

[파티] 죠스바 : 법사는 마포값이라도 많이 든다는데 형님은 생포30짜리면 되지않습니까.

[파티] 허생 : 마포먹고 파볼쏘고 크샷쏘면 그만큼 벌어재끼는데 내가 생포 30짜리 마시면서 끙끙댄들 어찌하겠는가.

죠스바가 화를 버럭냅니다.

[파티] 죠스바 : 허구헌날 접속해서 낚시질만 하더니 늘은 것이라곤 어찌하겠는가 뿐이십니까. 렙업도 못한다, 그림자도 못뛴다면 레이드 가서 먹튀라도 못하시나요??

허생이 낚시대를 거둡니다.

[파티] 허생 : 내가 낚시 1랭을 찍어 낚시로 어선레롱을 낚은 다음 그림자를 뛰려하였거늘...

허생은 그 한마디를 남기더니 죠스바를 차단하고 파티를 탈퇴하고 나갔다. 티르코네일을 나선 허생은 아는 지인이 없었다. 허생은 고렙일진들이 많다는 5채 던바의 광장으로 가서 전챗을 띄웠다.

허생 : 여기 계신분들 중 제일 부자는 누구임?

리메스 : 구걸은 사절

허생 : 님이 갑부? 아님 닥치고 계심.

리메스 : 돈필요하면 스스로 버셈.

빠다링 : 김슴가님이 갑부임

허생 : 김슴가가 누구

빠다링 : M60

허생 : ㄱㅅ

허생은 바로 메신창을 열어 김슴가를 찾아 친추를 날렸다.

허생 [류트/채널5] 허생

어디계심?

김슴가 [류트/채널11] |><|

누구시죠?

허생 [류트/채널5] 허생

할말있음

김슴가 [류트/채널11] |><|

내 하우징앞

허생은 김슴가 하우징으로 갔다. 하우징에는 김슴가를 비롯한 장사꾼길드원들이 뉴비 등쳐먹고 있었다.

허생 : 돈이 필요하니 1억숲만 주셈.

일레르나 : 미친거 아니셈?

빛의가사 : 무시하셈.

김슴가 : 그러쇼.

김슴가는 바로 거래를 걸더니 1억숲을 주었다. 허생은 이를 받자마자 '즐마'한마디 없이 나가버렸다. 길드원들이 장비보기를 하니 허생은 인챈장비하나 없고, 상점표 무기를 낀 허접이었다. 놀란 길드원들은 웅성거리며 김슴가에게 물었다.

[길드] 일레르나 : 아는사람입니까?

[길드] 김슴가 : 아니.

[길드] 일레르나 : 아니 알지도못하는 사람에게 성을 먹을 수 있다는 1억숲을 현거래없이 어찌 쉬이 주십니까?

[길드] 김슴가 : 이건 너희가 알 바 아니다. 대체로 게임에서 구걸을 하는 자는 집요하게 채팅창을 띄우면서 이놈 저놈에게 구걸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저 사람은 비록 아이템이 허접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불필요한 춤을 추지 않으며 도배를 하지 않는 것 보아 돈이 없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해보겠다는 퀘스트가 작은 것이 아닐진데, 나 또한 그를 시험해보려는 것이다. 안주면 모르되 이왕 1억숲을 줄바에야 현거래는 해서 무엇하겠느냐.

허생은 1억숲을 입수하자마자 바로 던바튼 1채 장사존으로 갔다. 그리고는 시가보다 낮게 나온 생산템을 모조리 즉구해서 고가에 팔았다. 한두푼도 아니고 1억숲으로 밀어붙이니 장사존에 중국인이 씨가 말랐으며 며칠후 장사존에는 온통 허생이 파는 생산템뿐이었다. 무료화 이후 사람이 많아진데다가 허생이 독점을 하니 궁한 사람들은 굵은실 50뭉에 적게는 100숲에서 많게는 150숲씩 주고 사야만했다. 며칠이 지나 허생은 1억숲을 2억숲으로 늘리게되었다.

허생 : 1억숲으로도 서버하나의 경제를 좌우할 수 있다니 데브캣의 무료화 전략이라는 것도 알만하구나.

그는 다음으로 생활탭을 올리면서 말했다.

허생 : 퀘스트에 쓰이는 모든 생산템은 이제 고가를 줘야만 할 것이다.

허생은 바로 천옷,블스를 배운뒤 모아놓은 생산템으로 삽시간에 1랭을찍었다. 그리고는 퀘템으로 쓰이는 고급 실크나 최고급 가죽을 고가로 팔기 시작했다. 허생이 이렇게 하고 얼마 안가서 서버내의 퀘템이 모두 금값이 되버렸다.

허생이 길가던 사냥꾼을 만나 물었다.

허생 : 바다 밖에 혹시 길드를 차릴만한 섬 아심?

자화선 : 저기 네아 호수 위쪽으로 탈틴 있음. 그림자도 가깝고 상점도 있고 다 있음.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허생 : 님이 만약 나를 그 곳에 데려다 준다면 100숲 드림.

라고 말하니, 사냥꾼이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배를 타고 서쪽으로 가서 탈틴에 이르렀다. 허생은 탈틴 어스킨 뱅크 지점 앞에서 지나가던 캐릭들을 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허생 : 평균누렙이 200도 안되니 무엇을 해보겠는가? 그래도 매너있고, 길드 가입안한 캐릭들이 많으니 길드는 차릴 수 있겠구나.

카라젝 : 조그만 섬에 고렙도 얼마 없는데 대체 누굴 가입시켜 길드를 만든단 말이오?

사공의 말이었다.

허생 : 2억숲이 있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돈이 없을까 두렵지. 캐릭이 없는 것을 근심할 것이 있겠나?

이 때 2채널에는 수십의 저렙 캐릭들이 파티를 찾지 못해 우글거리고 있었다. 아무리 파티를 맺고 그림자를 들어가도 고렙이 없으니 얼마 안가 전멸하기 일쑤였고, 전사들도 계속되는 몸빵에 지쳐서 배고프고 곤란한 판이었다. 허생이 탈틴에서 저렙들 중 비교적 고렙들을 만나 달래었다.

허생 : 저렙파티로 그림자 들어가서 분배팟으로, 아이템 나누고 하면 한명 앞에 얼마씩이나 돌아가지요?

모이그라 : 일인당 2숲 정도지요.

허생 : 모두 자금은 있소?

모이그라 : 없소

허생 : 길드는 있소?

저렙들이 어이 없어 웃었다.

모이그라 : 길드가 있고 고렙이 있는 놈이 무엇 때문에 괴롭게 파티를 구한단 말이오.

허생 : 정말 그렇다면 왜 자금을 모으고 파티원들을 규합해서 길드를 만들려 하지 않는가? 그럼 파창도 안 올리고 살면서 렙업에만 전념할 수 있을 것이고, 먹튀가 뒤치기할까 걱정않고 같이 완료된 퀘스트를 볼 수 있을텐데.

모이그라 :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단지 돈이 없어 못할 뿐이지요

허생은 웃으며 말했다.

허생 : 마비를 하면서 어찌 돈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 돈을 마련할 수 있소. 조금 있다 이멘 마하에 나와 보오. 상급인챈으로 도배한 것이 내 캐릭이니 거래를 걸어 마음대로 아이템을 가져가시구랴.

허생이 저렙들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저렙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이라고 비웃었다.

잠시후, 저렙들이 이멘 마하에 나와 보니 과연 허생이 인챈으로 도배한 캐릭으로 접속한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허생 앞에 줄지어 환호했다.

모이그라 : 오직 님의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허생 : 자 이 템들을 다가져가거라.

이에 저렙들이 다투어 거래요청을 하였으나 한 사람이 한 개도 아이템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허생 : 너희들 스킬로는 인챈발린 템을 줘도 채 효과도 못 받으면서 무슨 그림자를 가겠느냐. 이제 너희가 그림자 매니아가 되려고 해도 배워 먹은 것이 사냥뿐이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를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이 500숲씩 가지고 가서 파힐 하나, 악슬 하나씩 데려 오너라.

허생의 말에 저렙들은 좋다고 흩어졌다. 허생은 몸소 이천 명이 하드미션 레벨까지 찰 아이템을 준비하고 기다렸다. 저렙들이 빠짐없이 모두 돌아왔고, 이들을 배에 태워 탈틴으로 들어갔다. 허생이 파티를 구하지 못한 저렙들을 모두 쓸어가서 2채널은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그들은 퀘스트 상태를 고려해서 몸빵을 정하고 각자의 능력과 개성을 고려해서 파티을 구성했다. 파티 구성이 온전하기 때문에 그림자가 착실히 진행되어 다른 길드처럼 수많은 던전사냥을 하지 않고도 1시간에 두 개 이상의 우아역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향후 일주일의 렙업 계획을 수립해 놓고 렙업해 대부분이 하드레벨을 찍게 되었다. 그리고 대전 시스템이 생겨 허생의 길드 멤버들이 늘 연전 연승을 하게 되었다.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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