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답하면서 카운터의 컴퓨터로 37번 좌석을 몇번 클릭을 했다.

- 손님의 요금제를 선불(5000원)(으)로 전환합니다. - 

안내창이 뜨고 확인을 누른 후 다시 37번 좌석을 클릭 후 계산을 눌렀다.
그러자 컴퓨터는 무심하게 말한다.

- "37번 회원님의 계산 금액은 0 원 입니다." - 

이 시스템음성을 들은 아저씨가 카운터 옆에 있는 정수기에서 물을 뜨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아이고 내일 회사도 가야하는데.... 뭐 내일 하루만 나가면 또 쉴 수 있으니까. 괜찮을꺼야. 너도 내일까지 하고 주말에는 쉬지?"
"네. 내일 하루만 더하면 되니까 참 좋네요. ㅎㅎㅎ"
내 말을 들으면서 물을 다 마신 아저씨는 물컵을 내려놓고 PC방을 나가면서 말했다.
"그럼 내일보자. 아 참 내꺼 적립시간 몇분남았지?"
" 1시간 33분남으셧어요."
"그럼 내일은 4000원만 충전하고 한다음에 가야지. 아이고... 요즘 몸이 버티질 못해."
" ㅎㅎ 안녕히가세요."
" 그래 내일보자."
이 말을 마지막으로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30대중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뭐가 그리 급한지 나가면서 나에게 말한다.
"나 000인데 계산해주고 남은시간 적립해줘!"
그리고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PC방을 나갓다. 나는 컴퓨터로 000를 찾아서 클릭 후 계산을 눌렀다. 그러자 무심한듯한 컴퓨터의 음성이 다시 나왔다.

- "50번 회원님의 계산 금액은 0 원 입니다." - 

피시방에서 일한지 3일째지만 이 말만 수십번 들은것 같다. 그리고 여기 있으면서 들어야하는 수백. 수천번의 말이기도 했다. 

현재시각 4시 30분 
남아았는 사람들만 해도 약 10명정도, 모두가 야간정액으로 적게는 6시간, 많게는 10시간 이상적립해 놓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남아있는 시간은 약 2시간부터 6시간 이상까지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여기있는 사람들이 PC방을 나갈때면 어김없이 이 말을 듣고 나간다.

- "00번 회원님의 계산 금액은 0 원 입니다." - 

나는 이 말이 이렇게 들린다. 
'00번 회원님의 계산 금액은 영 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