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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레드나이트 - 거짓말 6

스티스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12.29 0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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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스티스니아의 휴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하루 종일 그녀와 붙어있던 구레드가 잠시 지쳐 쉬는 날, 스티스니아는 외출을 하곤 했다. 무슨 일을 할까 궁금하기도 했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가끔씩은 혼자 내버려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 구레드는 함께 가지 않았다. 또 너무 감시하는 것은 그에 대한 적개심을 되살리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녀가 구레드가 갖고 있는 약점 때문이 아니라 그녀 스스로 구레드에게 따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가 번번이 언급하는 수정구는 구레드에게 큰 좌절감을 주어왔다.

그런 악감정을 없애기 위해 수정구를 그녀의 눈앞에서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그럴 경우 그녀가 그로부터 영영 도망가 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이 일어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럴 때면 구레드는 자신을 겁쟁이라며 괴로워했다. 그래도 지금처럼 이런 관계가 계속 된다면 그녀도 버티지 못하고 자신에게 넘어오리라, 그렇게 그는 믿었다.

그런 그에게 밖에서 돌아온 스티스니아가 소리쳤다.

“어떻게 된 거야! 구레드!”

구레드를 부르는 소리가 저택 안에 있는 그에게까지 들릴 만큼 크고 성난 목소리였다.

구레드가 부랴부랴 현관 쪽으로 나가자 다짜고짜 스티스니아가 물어왔다.

“당신이 한 거야? 당신이 나를 위생 담당관에서 해임되게 시켰냐고!”

“응? 무슨 말이야? 일단 진정해 봐.”

구레드는 들썩이는 그녀의 어깨에 양 손을 올려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의 양손은 매섭게 뿌리쳐졌다.

“시치미 떼도 소용없어! 다 듣고 알아보고 왔으니까. 당신이 사람들에게 돈을 줘가면서 내 자리를 바꿨다며!”

“일단 침착해. 이야기는 그 다음부터야.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구레드가 잠시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그녀는 잠시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천천히 내쉬었다.

“관청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그러더군. 좋은 남자 친구를 뒀다는 거야. 한두 명이 그러는 게 아니라서 한 명을 붙잡고 물어보니 당신이 여러 관리들에게 나를 위생 담당관에서 해임될 수 있도록 뒤에서 손을 썼다는 거 아냐? 나는 까맣게 몰랐어. 나는 그저 우연인 줄 알았지.”

구레드는 그녀의 한 손을 잡으려고 하였다. 여자가 화가 났을 경우에는 논리가 아니라 감성으로 상대해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그녀는 순순히 그녀의 한 손을 구레드에게 내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소곤대니까 화난거야?”

서서히 거리를 좁혀가는 구레드를 스티스니아는 매섭게 노려보았다. 화가 나도 단단히 화났군, 구레드는 생각했다.

“왜 말하지 않았어?”

“응?”

“왜 내게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았냐고. 내가 손을 써서 너를 구해준 거다. 그러니까 감사해라. 그렇게 말하면 됐잖아.”

“그거야,”

구레드가 이유를 말하기 전에 스티스니아가 먼저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고 싶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가 당신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존재라고 받아들이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당신이 나를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가 당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아냐? 사실대로 말하면 내가 사람들이 나를 보며 왕정 연금술사 스티스니아를 보고 있는 게 아니라 구레드의 여자를 보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아냐.” 구레드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래, 아니야. 나는 당신의 애완동물이 아니니까. 근데 당신은 왜 내가 당신의 애완동물인 것처럼 행동한 거야? 당신이 이미 나를 당신의 인형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 사실을 숨기고 모르는 척 거짓말을 한 거 아냐!”

이번에는 스티스니아가 구레드 쪽으로 거리를 좁혀왔다. 도망갈 수 없도록 잡은 손을 꽉 잡으며.

“이 나를 누구라고 생각해? 왕정 연금술사 스티스니아야. 누구보다도 건방지고 잘난 여자라고.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내 위에서 놀려고 하지 마. 나는 당신의 위에 있었으면 위에 있었지, 당신 밑에 있는 건 결코 아니니까.”

그녀의 눈은 불타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분노가 담긴 눈이었다. 이것이 본래 그녀의 모습이다. 구레드는 안심했다.

“그래서 어쩔 건데?”

많고 많은 질문과 말 중에서 하필 이것이 나왔는지, 구레드도 알 수 없었다.

“이런 도움이 싫다고 해서 위생 담당관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하지는 않겠어. 이건 당신이 내게 솔직하게 말해줬어도 받아들일 일이니까. 하지만 당신이 나를 얕본 만큼, 이 스티스니아가 언제까지고 당신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겠어.”

구레드에게 할 말을 모두 끝냈는 지, 스티스니아는 강하게 구레드의 가슴을 밀치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복도에 넘어진 구레드는 벽에 부딪힌 등을 쓰다듬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뭐, 괜찮은 거겠지.”

스티스니아의 새로운 행동은 그날 밤부터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구레드의 저택이 시끄러웠다. 던바튼 경비대에서 나온 인간 경비대원들이 스티스니아를 찾아 이곳을 찾은 것이었다.

마족 경비대원 몇 명이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상처를 입힌 것은 다름 아닌 그녀라고 그들은 말했다. 당당하게 자신이 방에서 내려온 스티스니아는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녀의 행위는 왕정 연금술사를 모욕한 자에 대한 정당한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밤거리를 돌아다니는 그녀를 마족 경비대원들이 저지했고, 그것을 그녀는 거부했다. 그에 마족 경비대원들은 귀족이자 왕정 연금술사인 그녀를 향해 무례를 저지르기 시작했고 그에 대해 정당한 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하였다.

“귀족이자 왕정 연금술사인 이 나를 모욕하는 행위는 나를 임명하신 국왕께의 반역이랍니다. 그것을 제가 부여받은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겠죠.”

스티스니아의 말은 던바튼에서는 가깝게 와 닿지 않는 말이었지만 울라 대륙 전체로 놓고 보아서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다. 귀족은 그 가문을 모욕하는 자에 대해 직접 처분 할 권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 계급에 익숙하지 않은 마족이 그것을 알 리가 없었다.

그렇게 주장하자, 자리에서 다리를 꼬며 코를 높여 내려 보는 스티스니아에게 경비대원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 관계만 확인 되면 잘못은 전적으로 마족 경비대원들에게 있을 것이었다. 돌아가는 경비대원들에게 스티스니아는 앞으로도 이런 무례가 계속 될 경우 왕성에 직접 보고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게 당신의 행동이야?”

경비대원이 돌아가자 구레드가 그녀를 향해 물었다.

“그래. 미쳐버린 던바튼을 향한 나의 복수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지 마. 나는 내게 무례를 행한 녀석들에게 세상의 법리를 알려준 것뿐이니까.”

“내 눈에는 싸움을 팔기 위해 일부러 야밤에 쏘다닌 거 같아 보이는데.” 구레드가 던지듯 말을 내뱉었다.

“그건 당신도 똑같잖아! 지금까지 던바튼의 자경대를 자청한 레드나이트가 누군데 그래! 나라고 못할 줄 알아? 아니, 오히려 나니까 할 수 있는 거지.”

“던바튼은 이제 평화롭잖아. 당신이 그럴 필요는 없어.” 구레드가 차분하게 다시 말했다.

“던바튼이 평화로워? 어디가? 내 눈에는 마족에 의해 점령당한 것처럼 보이는데.”

“내 눈에는 말이지, 경비대의 흠을 만들어 지금 경비대장을 해임시키고 그 자리를 당신이 차지하려는 속셈으로 보이는데.”

스티스니아는 정곡을 찔린 듯,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녀가 말했다.

“어쨌든, 당신이 내게 밤의 산책까지 뭐라고 할 수는 없어.”

“내가 그 수정구로 당신에게 명령해도?”라는 말이 목 끝까지 나왔지만 구레드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

구레드가 대답을 하지 않고 머뭇거리자 스티스니아는 그대로 거실을 빠져나갔다. 밖으로 나갔는지, 자신의 방으로 되돌아갔는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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