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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멘마하 성의 여자들1

스티스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9.22 05: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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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문이 열리면서 한 시중이 들어오라 말하였다. 나는 에안나의 한 손을 꼭 붙잡고 붉은 카페트가 깔린 그곳으로 걸음을 내딛었다. 정면으로 붉은 카페트와 단사가 진 곳 위에 앉아 있는 영주가 보였다. 또 문 밖에서는 양 문에 가려 보이지 않던 카페트의 좌우가 보였다. 좌우에는 2명씩, 총 4명의 키가 큰 여자들이 일렬로 서 있었다. 모두가 각기 다른 성향의 옷을 입고 있었다. 드레스, 망토, 가죽 재킷, 미니스커트 등 통일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단사가 높아지는 바로 앞까지 걸어 나갔다. 그 위치는 카페트의 양 옆으로 서 있는 여자들보다 약간 앞선 곳이었다. 총 5명의 눈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큰 부담이 되었다. 나는 에안나의 손을 힘껏 잡았다. 내가 손에 힘을 너무 많이 줘서 에안나는 아팠을 것이 분명하지만 의젓하게 참아내고 있었다.

‘에안나도 나를 위해 힘을 내주는데 나도 힘을 내야지.’ 나는 나 스스로를 응원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의자에 영주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격식을 표했다.

“아시카스, 이멘마하 영주님의 명에 따라 주치의로 임명 되었습니다.”

잠시 무릎을 꿇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영주의 대답이 나올 때까지 자세를 바꾸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

들려온 것은 어린 아이의 해맑은 웃음이었다. 나는 순간 에안나가 실수를 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눈을 옆으로 돌려 본 에안나는 꼬마 숙녀처럼 가만히 있었다. 웃음은 영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고개 들어요. 전 그런 깐깐한 형식 따위는 못 지키겠어요.”

고개를 들고 일어서서 영주를 보았다. 새로 영주가 됐다는 여자는 15살도 안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였다. 그렇군. 전 영주는 이 어린 딸에게 영주 자리를 물려준 것이군. 이곳이 영주의 가족이 하는 정기 조례의 시간이란 것을 감안했을 때 그런 추리가 나왔다.

“자, 모두 알아두세요. 이 아시카스라는 분이 앞으로 제 주치의이자 저희 가족의 의사 선생님이 되어주실 분이에요. 그리고 그 옆에 귀여운 꼬마 애는 아시카스의 여동생이라서 함께 생활하게 될 거에요.” 꼬마 영주는 의자에 일어나서 앞에 나열해있는 다른 가족들에게, 아마 언니들이라, 설명했다.

“그럼 이게 오늘 조례의 끝이니까 모두 한명씩 차례대로 나가면서 아시카스에게 자기소개를 해주도록 하세요. 아시카스는 저와 나중에 따로 만나서 이야기해요! 그럼 끝! 해산!”

“잠깐.” 경쾌하게 끝을 알리는 영주와는 다르게 매서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카페트의 왼쪽 맨 앞에 서 있던 하얗고 검은 드레스를 입은 자줏빛 머리의 숙녀였다. 그녀가 선 위치나 몸에서 풍겨지는 기품, 겉으로 보이는 나이와는 다른 기백으로 보아 장녀가 아닐까 싶었다.

“왜 여자 밖에 없는 저희 가문에 이런... 지저분한 남자가 들어오는 거죠?”

“그야 그럴 지도 모르지만, 이 분은 유일한 부인병 전문의시란 말이야.”

주위에서 다른 여자들이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현재 일자리가 없는 분 중에’라는 말을 일부러 생략했을 것이다. 그리고 부인병 전문의, 즉 산부인과 의사로서 유일한 남자였기 때문에 유일하게 일자리가 없는 것이리라.

나름 명료한 대답이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크게 ‘흥!’이라고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고 그녀는 붉은 카페트로 올라와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에안나와 함께 등을 돌려 방향을 바꾸었다.

장신의 드레스를 입은 기가 세 보이는 숙녀는 내 앞으로 다가와 아무 말도 안하고 나를 천천히 뜯어보았다. 그리고 내게 단 한 마디를 내 뱉었다.

“앞으로 내 앞에 설 때는 이 지저분한 안경을 벗도록 하세요.” 그녀는 나의 두꺼운 돋보기안경을 한손으로 벗겼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 눈이 드러난 얼굴을 역겨운 듯 쳐다보았다. 그것이 그녀가 내게 준 관심의 전부였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은 내 옆에 있는 에안나로 향했다. 그녀는 에안나를 보자 더욱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에안나를 허리 숙여 내려 보았다. 그리고는 한 손으로 에안나의 양 뺨을 눌렀다. 다행히도 에안나를 귀엽게 봐주는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에안나의 양 뺨을 누르는 손은 힘이 점점 들어가더니 에안나가 울기 직전까지 힘을 빼지 않았다. 그 순간, 나는 광기에 가까운 그녀의 표정을 봐야 했다. 이 여자는 이내 “어린이는 역겨워”라고 작게 중얼거리더니 나가버렸다.

평소라면 눈물이 많은 에안나는 하늘이 꺼져라 펑펑 울었을 것이다. 이런 수모를 겪으면서도 울지 않는 에안나가 대견스러웠다. 그리고 그만큼 처음 보는 이 여자가 증오스러웠다.

다음으로 내게 다가온 것은 카페트의 오른쪽 앞에 있던 금발 여성이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금발과 함께 붉은 망토가 무릎 뒤까지 닿고 있었다. 어디선가 많이 본 적이 있는 경비대의 의상이었다. 안대와 함께 손을 감싼 노란 너클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내 앞에 서더니 곧장 내 배로 강력한 주먹을 날렸다. 순간 눈앞이 하얗게 되었다. 나는 커억 위액을 입 밖으로 뱉으며 거의 쓰러질 뻔하였다. 하지만 배를 움켜쥐고는 겨우겨우 버티었다.

“호오, 겉보기와는 달리 튼튼하잖아. 난 강한 사람 아니면 관심 없으니까 그렇게 알라고.”

에안나에게는 관심이 없었는지 그 한 마디만을 남기며 붉은 망토의 여자 또한 중앙 홀을 뒤로 했다.

나는 속으로 뼈에 스며드는 고통을 맛보며 겉으로는 웃음을 지어야 했다. 그리고 여기 여자들은 모두 이런 것인가 초조하게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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