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확률적인 존재노.

뭔가 의미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상자 속에서 블럭을 넣고 이리저리 흔들다가 어느 순간 그게 특정 모양으로 맞춰지면서 자기 혼자서 동작하는 기계가 된 거노.

그 기계들이 계속 그 상자 속에서 흔들리면서 점점 복잡한 기계로 맞추어지다가 어느 날 충분히 복잡해져서 자아가 생긴거노.

그래서 우린 왜 사는거지? 하고 질문하기도 하노.

나는 그게 웃긴다고 생각하노. 세상 모든 것에 의미가 있을거라 생각하는거노? 아니노. 생각할 수 있는 어떤 존재가 걸어와서 붙여줘야지 비로소 생기는 게 의미노.

원래 세상은 의미가 없노. 

세상 모든 것에 의미가 있고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어서, 우리도 누군가가 설정해놓았을 그 목적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은 그냥 사고방식에 불과하노.

니가 너무 불안해서 그런 누군가가 있다고 믿고싶어하고 세상이 규칙이 있다고 믿으면서 기대고 싶어하는거노.

그래서 우린 왜 사는거지? 라는 말은 6누가 나한테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지 알려줘9 라는 말과 동의어노.

근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 없노.

자기 하고싶은대로 살면 그만이노. 모두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고 있노. 비록 개돼지들의 경우에는 남들 시선에 떠밀리고 집단주의에 빠져서 6하고싶은대로9 의 범위가 좁긴 하겠지만 그래도 걔들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사노.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노?

그건 니가 뭘 했을 때 행복한지 모른다는 말이노. 사람들은 경험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과거에 좋았던걸 다시 하려고 하게 되어있노. 그리고 그 좋았던 경험과 비슷한 것에도 도전해보면서 관심분야를 넓혀가는 거노.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건 니가 과거에 좋았던 경험이 없거나, 그걸 기억 못하는거노.

대부분은 우울한 상태라서 기억 못하는게 크노.

분명히 (코르셋이나 업업 외에) 니가 좋아했던 게 있고 그걸 하면서 살아있다는 기분을 느꼈던 게 하나쯤은 있을거다 이기야.

그걸 다시 해봐라. 그리고 그걸 하기 위해서 살아라.

아니면 네가 지금 고통받고 있다면 그 고통이 없는 삶을 상상하면서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