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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엘든링:황금나무의그림자', 난이도 빼면 완벽하다 칭할만한 DLC

게임조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20 19:48:05
조회 1941 추천 4 댓글 9
														
 

프롬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오픈필드 소울라이크 액션RPG '엘든링'의 DLC '엘든링:황금 나무의 그림자(이하 황금나무의그림자)'가 오는 21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조선은 미디어 선행 플레이를 통해 며칠 먼저 플레이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리뷰를 작성할 수 있게 됐다. 

엘든링은 2022년 출시해 그 해 폭발적 인기로 세계 게임 시장을 평정해버리며 지금까지 2500만장 넘게 팔아치운 명작이다. 워낙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인데다 프롬소프트웨어는 매 게임마다 DLC를 제작한 이력이 있다보니 엘든링에 대한 DLC 기대감이 끊이지 않았고, 마침내 2년을 훌쩍 넘긴 24년 6월 '황금나무의그림자'라는 이름으로 돌아오게 됐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명작 엘든링이라는 도화지를 바탕으로 2년 넘는 시간을 건너 등장한 '황금나무의그림자' DLC는 어떨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 온 팬들이 후회하지 않을만한 완성도로 등장했다.

본 리뷰는 스토일러 방지를 위해 스토리 언급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일부 글과 스크린샷을 통해
소량의 정보가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민감한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그림자의 땅은 '피의 군주 모그'를 쓰러뜨리면 입장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 이 얼마나 절망적이고도 아름다운 세계인가?

황금나무의그림자는 엘든링 최흉의 보스 '말레니아'의 쌍둥이 오빠인 '미켈라'의 자취를 따라 '그림자의 땅'에 도착한 빛바랜 자를 다룬다. 그림자의 땅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본편에서 '모그윈 왕조' 지역의 보스 '모그'를 쓰러뜨린 후 그가 지키던 고치에 늘어진 '미켈라의 손'을 접촉하면 갈 수 있는 장소다. 

그림자의 땅은 틈새의 땅과 다른 분위기를 풍기지만 기본적으로 '다 무너진 세상 속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내 앞은 묘지와 괴물들이 득실거리지만 조금만 시선을 멀리하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는 이중적인 공간의 아이러니가 그림자의 땅 전역의 모습이다. 

그림자의 땅은 미켈라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독특한 십자 문양이 곳곳에 있어 이를 따라가면서 점점 스토리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구조다. 다만, 엘든링 특성상 프롬뇌라 불릴 정도로 단편적인 힌트만 제공되는지라 모든 스토리를 경험해도 완전히 이해하기까진 꽤 많은 정보와 추측이 필요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본 기자도 거의 대부분의 NPC와 대화하고 스토리도 대부분 봤지만 '니가 체험한걸 제대로 한번 설명해봐라'라고 말하면 도저히 조리있게 풀어낼 자신이 없다. 오랜만에 스포일러를 조심하면서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스포일러 방지가 되는 게임을 플레이한 셈이다.





 

◆ 틈새의 땅에 있었다면 그림자의 땅에도 있다

황금나무의그림자는 49,800원이라는 상당히 높은 가격으로 발매된다. DLC가 본편 출시 당시가(64,500원)와 비교했을 때 80%에 육박하는 가격이라는 것은 그 가격만큼 방대한 세계를 만들어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기자는 총 25시간 정도를 플레이했는데 체감상 70% 이상 플레이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꽤 열심히 플레이했음에도 결국 엔딩을 보는데 실패했을 정도다. 사실 체감상 70%정도라고 생각하는거지 출시 후 숨겨진 요소들이 발견될 것을 감안해보면 70%까지 플레이하지 못했을 확률이 크다.

틈새의 땅에 있던 수 많은 숨겨진 던전과 곳곳에 숨겨진 콘텐츠들, 새로운 장비와 무기들도 역시 그림자의 땅에 존재한다. 이를 다 경험한다고 가정했을 때 아무리 숙련자라 해도 30시간 이상은 너끈히 플레이할 수 있을만한 분량이다. 이정도면 DLC라고 부르기 보다 확장팩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수준이다.


방대한 맵과 곳곳에 숨겨진 곳이 존재하는 것은 본편과 동일하다 = 게임조선 촬영

 

◆ 틈새의 땅 여포가 와도 그림자의 땅에선 초보

황금나무의그림자는 틈새의 땅과 다른 공간. 본편인 틈새의 땅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플레이했던 수 많은 게이머들은 자신의 높아져버린 레벨과 무수히 많은 장비들 덕에 기존 캐릭터 그대로 그림자의 땅에 진입하면 너무 쉬워질까 걱정할 수 있다. 

적어도 너무 쉬울까 걱정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전혀 문제 없을 것이다. 진짜 일부러 회차를 넘어가지 않고 극한까지 레벨업을 하는 비정상 플레이를 하지 않는 이상 그림자의 땅은 충분한 난이도를 제공할 거라 확신한다. 오히려 틈새의 땅이 천국으로 느껴질 정도로 쉽다고 느낄 정도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그림자의 땅은 기본적으로 더 위협적이고 까다로운 적들이 등장한다. 적의 밀도는 높고 공격을 위협적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 숨어서 공격하는 빈도도 높아 왠만한 숙련자라도 순식간에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황금나무의그림자 DLC 난이도가 높은 결정적인 이유는 그림자의 땅에 등장하는 모든 적들은 공격과 방어에 보정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림자의 땅을 탐험하다보면 곳곳에서 '그림자 나무 파편'과 '영혼 재'를 얻을 수 있다. 해당 아이템을 얻은 후 축복에서 활성화 시키면 '그림자 나무 파편'은 그림자의 땅 몬스터를 대상으로 한 공격력과 경감률이 상승하고, '영혼 재'는 그림자의 땅에서 소환하는 뼛가루의 공격력과 경감률을 높여준다. 

즉 아무리 높은 레벨과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충분한 수의 그림자 나무 파편과 영혼 재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항상 불리한 상태로 전투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처음 들어갔을 때 적과 교전해보면 눈물이 날 정도로 낮은 대미지에 놀랄 수도 있다. 물론 망자의 영역에 올라서 더 어려운 게임을 목표로 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이 난이도가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림자의 땅 난이도를 높여주는 핵심 아이템들 = 게임조선 촬영


축복에서 등록해줘야 활성화된다 = 게임조선 촬영

 

◆ 더 어려워진 보스, 그리고 성취감

엘든링의 핵심은 결국 강력한 보스와의 전투, 그리고 이를 격파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다. 기자는 총 8종의 보스를 클리어했는데 플레이 수준을 고려했을 때 최소 10종이 넘는 보스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경험한 보스를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하나같이 본편 기준 상당히 어려운 보스들 뿐이었다.

대표적으로 처음 공개돼 꽤 많은 유저들에게 알려져 있는 '신수 사자무'. 대체로 그림자의 땅에 진입해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하다보면 처음 조우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당한 체력은 기본이고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엇박 패턴, 그리고 이 어려운 패턴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지독해지는 2페이즈까지 갖추고 있어 어려운 보스의 요건을 충실히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난이도는 비단 신수 사자무 뿐 아니라 하단에 체력바가 노출되는 대부분의 보스에게 공통적으로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쉬운 이해를 위해 본편에 나오는 보스들을 기준으로 예를 들면 꽤 어렵다고 평가받는 '피의 군주 모그', '흉조의 왕 모르고트', '흑검 말리케스'급 난이도가 거의 기본이라 생각하면 되는 수준. 걔 중에는 본편 최악의 적이라 평가받는 '미켈라의 칼날 말레니아'급... 아니 그보다 더 어렵다고 판단되는 보스도 존재했다.

본편에 비하면 단연 수는 적지만 많은 보스들이 비슷한 패턴을 가졌거나 업그레이드 되면서 여러번 등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꽉꽉 압축시켜 정제한 보스들이 등장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모두 특징과 패턴이 제각각인데다 그림자 나무 파편과 영혼 재를 충분히 모으지 못하면 더 난이도가 높아지는 구조라 하나같이 녹록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꽤 주관적인 평가지만 프롬의 소울라이크를 모두 경험한 기자 입장에서 말하자면 원래 프롬 게임의 DLC는 항상 난이도가 높았다는걸 감안해도 이번 DLC의 보스 난이도는 정말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준이다. DLC 진입 조건을 굳이 '피의 군주 모그' 격파로 잡았다는 것이 이해되는 수준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플레이하면 먼저 만나게 되는 '신수 사자무' = 게임조선 촬영


초반부 보스임에도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 게임조선 촬영


주요 보스에겐 추억이 나온다는 것도 동일하다 = 게임조선 촬영

 

◆ 2년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기자는 데몬즈 소울부터 엘든링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롬산 소울라이크를 플레이했을 정도로 장르를 '좋아하는' 팬이지만 결코 '잘하는' 게이머는 아니다. 걔 중엔 다크소울3나 세키로처럼 끝내 엔딩까지 돌파하지 못하고 포기한 게임도 있다. 다만 엔딩을 본 게임은 모두 플레티넘 업적을 따낼 정도로 깊게 플레이하는 타입이다. 다크소울1은 170시간, 다크소울2는 320시간, 엘든링은 530시간, 블러드본은 무려 890시간을 플레이했다.

그럼 '황금나무의그림자'는 어떨까? 순전히 기자의 주관적 기준이지만 '황금나무의그림자'는 앞으로 300시간은 더 즐길만한 콘텐츠라 확신한다. 이 리뷰를 끝내면 미처 보지 못한 엔딩까지 마저 플레이해보고 본격적으로 동서남북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뜯고 맛보는 시간이 계속될거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엘든링 본편을 1회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DLC까지 즐길 예정이다. 이는 계속 회차를 넘기며 지루함에 지쳐 콘트롤러를 놓을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 

하지만 이 평가는 어려운 게임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기자의 주관적인 평가가 아주 녹진하게 녹아있는 평가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황금나무의그림자는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어려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으니 엘든링의 후반부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던 게이머가 있다면 구입을 숙고할 것을 추천한다. 오죽하면 입장 조건이 전체 유저 중 30%대만 성공한 '피의 군주 모그' 클리어겠는가?

그럼 반대로 엘든링 본편을 씹고, 뜯고, 맛봤던 골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다면 이 리뷰의 결론은 딱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지갑을 열지 않고 뭐하고 있어?' 라고 말이다.


오랜만에 플레이하게 될 틈새의 땅. 그리고 새롭게 플레이하게 될 그림자의 땅 = 게임조선 촬영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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