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세대 기기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자랑하는 PS5, XBOX 시리즈 X의 등장과 함께 최신 기술로 새롭게 만들어진 신작들이 게이머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차세대 게임기 신작들은 4K 해상도에 60프레임을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PS4, XBOX ONE 시절보다 훨씬 화려하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올리는 중이다.
이렇게 좀 더 화려해진 그래픽의 최신 게임들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투박한 그래픽의 이전 세대 게임들은 기억에서 잊히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콘솔 게임기 경쟁 구도를 보면 오히려 레트로 게임들이 최신 게임만큼이나 콘솔 게임기 경쟁의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로 리메이크되는 라이브 어 라이브
현재 레트로 게임으로 가장 효과를 보고 있는 게임기는 닌텐도 스위치다. 닌텐도 스위치는 거치형과 휴대용을 모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으며, 서드 파티 개발사들이 이점을 활용해 과거 인기 게임의 리메이크 버전을 앞다투어 내놓으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성검전설3 리메이크를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해 효과를 본 스퀘어에닉스는 과거 슈퍼패미콤 시절의 명작 ’라이브 어 라이브‘와 ’프론트 미션‘, PS1 시절 명작 크로노 크로스 등을 닌텐도 스위치로 리메이크해 발매할 예정이다.
리메이크된 프론트미션
또한, 오락실에서 많이 즐기던 인기 건슈팅 게임 ‘하우스 오브 데드’도 닌텐도 스위치로 리메이크돼 출시되며, 오락실에서 버블보블과 함께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스노우 브라더스’도 국내 개발사인 CRT게임즈의 손을 통해 ‘스노우 브라더스-닉 앤 톰 스페셜’이라는 제목으로 닌텐도 스위치 게임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디스가이아’ 시리즈로 잘 알려진 니혼이치의 초창기 작품인 ‘마알왕국의 인형공주’와 ‘라퓌셀:라그나로크’도 닌텐도 스위치 발매 소식이 발표돼 관심을 받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로 레트로 게임의 리메이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면서 즐길 수 있는 휴대성 덕분이다. 경쟁기기였던 PS VITA가 사라졌기 때문에 휴대용 게임기쪽에서는 유일한 선택지가 됐으며, 기본적으로 큰 TV가 기본이 되는 PS5와 XBOX 시리즈 X에서는 레트로 게임의 투박한 그래픽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닌텐도 스위치의 작은 스크린에서는 어색함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되는 스노우 브라더스-닉 앤 톰 스페셜
XBOX 역시 레트로 게임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게임기다. 아무래도 2002년에 첫 번째 게임기가 발매된 최신(?) 게임기이다 보니 경쟁사인 닌텐도나 소니만큼 레트로 게임 라인업이 많지는 않지만, 개발사도 해주지 않는 그래픽 리마스터를 MS가 자체 기술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과거 2004년에 구 XBOX로 발매됐던 닌자 가이덴을 XBOX 시리즈 X의 하위호환 기능으로 돌려보면 최신 게임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그래픽을 감상할 수 있다.
MS의 XBOX 게임패스는 MS의 최신 게임을 발매 당일부터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지만, 최신 그래픽으로 업그레이드돼 제공되는 과거 게임들도 구독의 큰 이유가 되고 있다.
XBOX 시리즈X에서 더 향상된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는 닌자가이덴
MS의 XBOX 게임패스에 자극을 받은 소니도 최근 새로운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PS 플러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PS1, PS2, PS3 시절의 막강한 레트로 게임 라인업을 내세웠다.
PS 플러스 디럭스 요금제에 가입하면 PS1, PS2, PSP 시절 게임의 다운로드 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PS 플러스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면 PS 플러스 디럭스 요금제 혜택에 PS3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소니는 XBOX에 비해 하위호환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과거 게임의 다운로드 판매를 지원하긴 하나, 비싼 가격 때문에 원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PS 플러스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면 추억의 명작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돼 레트로 게임 팬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 다만, XBOX처럼 자체적으로 그래픽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 형태는 아니다 보니, 큰 TV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구독형 서비스로 변신한 소니의 PS플러스
이처럼 콘솔 게임사들이 레트로 게임 라인업에 힘을 쏟는 이유는 차세대 게임의 개발 비용 증가로 인해 신작을 내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4K 해상도, 60 프레임을 지원하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이미 게임이 완성되어 있는 레트로 게임을 현 세대 게임기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은 그리 많은 비용이 들지 않고, 이미 확고한 팬층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마케팅비 부담도 적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오래된 게임기를 구하기 힘들어 플레이하는 게 쉽지 않은 레트로 게임을 현세대 게임기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한, 최신 게임들은 각종 DLC를 모두 구입해야 완전판이 되기 때문에 엄청난 가격 부담이 있지만, 레트로 게임은 그래픽만 투박할 뿐이지, 스토리, 콘텐츠에서는 최신 게임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이전 세대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그래픽으로 즐기는 최신 게임들을 선호하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니, 콘솔 3사의 독점작 경쟁이 콘솔 게임기 경쟁의 핵심이 되겠지만, 레트로 게임들도 라인업의 다양성 측면에서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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