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때, 재밌겠다는 생각보다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다양한 전략을 바탕으로 하는 캐릭터 중심의 RPG와 퍼즐 게임의 궁합이 썩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타겟층 부터가 너무 다르지 않나'라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네오위즈의 신작
이러한 의구심은 네오위즈의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 사업팀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풀려나갔다. 당시 사업팀에서는 '브라운더스트' IP(지식 재산)를 폭넓게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중이었는데, 애니메이션이나 책 외에 타 게임 장르로 확장하려고 할 때 가장 접근성이 좋은 장르가 퍼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한다.
특히 '브라운더스트'의 특징을 살릴 수 있으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퍼즐이 최고의 선택지였다는 얘기를 듣고 네오위즈 내의 많은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지나.. 지난 7월 11일에 드디어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이 출시되면서 그 고민의 한 축을 엿볼 수 있었다.
7월 11일에 출시된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처음 접한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 이 게임에서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애니메이션 같은 스토리 라인이었다. 2D 기반의 일러스트에 3D 같은 움직임을 넣는 '라이브 2D' 방식을 도입한 등장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했고, 전투의 당위성을 만들려는 듯 쉴새없이 떠들기 시작했다. 흥미진진할 것까진 아니지만 봐줄만한 스토리 전개가 진행됐다.
이윽고 각종 UI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고, 서비스 초반이어서 그런지 5성 영웅 선택권 같은 푸짐한 보상들을 지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었다. 출석 보상, 업적 보상 같은 것들이 있었고 우편함만 봐도 뿌듯할 정도로 많은 것을 챙겨주는 모습이었다.
게임은 3매치 퍼즐 게임 기반으로 전투를 하다가, 재화를 모아 캐릭터를 수집하고 마법을 익히며 전략적으로 전투를 해가는 게임이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예측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었지만, 초반 자세한 튜토리얼과 안내에 따라 자연스럽게 퍼즐 게임 이용자들을 영웅들을 수집하는 수집형RPG로 스며들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뒤로 갈수록 꽤나 복잡한 시스템을 접하게 되는 건 틀림없는데, 누구나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천천히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그동안 네오위즈가 수많은 캐주얼 게임을 플레이해오면서 쌓은 노하우가 상당하구나 라고 생각하게 했다.
특히 결투장이라든가 장비 업그레이드, 스킬 업그레이드, 탐색 기능 등 이용자들이 하나씩 할 수 있는 것들을 늘어나가도록 돕는 단계 구성이 좋았다.
전투는 당연하게도 캐릭터의 스킬 베이스에 퍼즐을 얼마나 잘 맞추냐의 랜덤성이 가미된 형태였다. 각 캐릭터는 불이냐 물이냐 나무냐 등의 속성이 있고, 이러한 속성은 서로 맞물리게 구성되어 있었다. 빨간색과 파란색, 녹색의 상성 3개가 서로 가위바위보처럼 공격하게 되어 있었고, 다시 금색과 보라색이 서로를 공격하게 잡혀있었다.
3매치 퍼즐인 만큼 이용자들은 4개 이상의 마석을 일렬로 가로 세로로 조합하면 상대편을 공격할 수 있었는데, 정사각형 모양으로 조합하거나 4개를 조합하거나 5개를 조합하거나에 따라 특수 블록들이 생성됐고 이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었다.
다만 퍼즐 게임 이용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할 점은 '애니팡'처럼 무턱대고 3매치 퍼즐판만 보고 즐길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세로 라인 기준으로, 상대가 없는 라인의 퍼즐을 없애면 공격이 헛나가면서 상대방을 공격할 수가 없다. 그렇게 세로 라인 위의 적들도 체크하고 속성도 체크해서 공격을 해야 효과적이다.
만약, 파란색 수속성의 적을 공격하려면 녹색 목 속성의 적으로 타격을 세게 줄 수 있으니 세로로 비슷한 위치의 녹색 마석을 없애는 것이 베스트라는 것이다. 여기에 연쇄적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퍼즐의 연쇄를 맞추면 더할 나위 없이 적에게 치명적인 공격을 퍼부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5성 캐릭터 달비의 스킬, 매혹 공격
이런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에 익숙해질만하면 이제 각 캐릭터들의 마법 스킬 공격이 눈에 들어왔다. '브라운더스트' 캐릭터들 자체가 엄청난 캐릭터성 + 마법 스킬을 가지고 있던 만큼 캐릭터 수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보통 10연쇄를 뽑으면 4성 정도는 하나 주긴 하는데, 필자는 30연쇄를 돌리면서 운이 좋았는지 5성 4개, 4성 3~4개를 뽑을 수 있었다. 물론 무조건 5성이라서 좋다기 보다는, 각자 능력이 명확하게 다르기 때문에 스킬창에 들어가서 하나 하나 살펴보고 맞출 필요가 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댁을 구성하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데, 이때부터는 3매치 퍼즐에서 수집형 RPG로 비중이 넘어가게 되었음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자신만의 덱을 구축하여 전략적 전투를 이어나가자
게임은 3일 정도만 편하게 플레이하면 꽤 높은 레벨로 키워나갈 수 있는데, 퍼즐 3매치를 얼마나 잘하는지 외에도 각 캐릭터의 조합이 중요해보였다. 개인적으로는 회복이나 딜캐 등의 조합을 적절히 섞는게 좋지 않나 싶다.
스토리나 캐릭터도 원작 '브라운더스트' 와는 다른 면이 있다. 그래서 원작 팬들의 경우에는 퍼즐과 원작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그럴 경우 '브라운더스트 퍼즐' 원작과 어떻게 달라졌을까?'(https://game.donga.com/103791/) 기사를 살펴보면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퍼즐 RPG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포탑같은 느낌의 보조 옵션이나 회복 등의 블록들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동안 틈틈이 스토리가 진행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결투장
매력적인 캐릭터들, 세련된 UI, 캐릭터 조합으로 다양한 전략적 전투가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조합이 굳어지지않도록 각기 다른 조합을 구성해야 클리어할 수 있는 탑, 결투장 등 신선함을 주기 위한 네오위즈의 시도가 가득한 게임이지만, 아쉬운 점도 몇 가지 느껴졌다.
우선 아무리 전략적인 전투라고 해도 진행하다보면 기대감이 떨어지고 의무감을 가지게 된다는 생각과 함께 흥미가 팍 떨어지는 구간이 있다. 콘텐츠의 종류부터 스테이지 구성까지 알차게 잡혀 있지만, 결국은 시중에 등장한 퍼즐형 RPG와 현저한 차별점이 없는 만큼 식상해지는 구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싶다.
또 등장 캐릭터들의 체력 게이지나 마법 게이지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서 언제 죽을지 등을 알기 어려웠고, 퍼즐과 적 배치 때문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볼 기회가 퍼즐 인 게임 내에서는 잘 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었다. 초반에 적 몬스터의 체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이 안되는 점도 전투에서 조금 답답한 점이기도 했다.
천공의 섬 입장권을 통해 색다른 전투를 경험해볼 수 있다
만약 누군가가 이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에 대한 점수와 함께 계속 해나갈 것이냐는 질문을 던진다면, 개인적으로는 약 85점의 점수와 함께 날마다 미션 몇 개와 보상 등을 챙길겸 계속 즐겨보고 싶다는 대답을 하고 싶다.
그만큼 게임은 완성도 있게 잘 만들었고, 또 퍼즐 게임 진화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특히 네오위즈에서는 벌써부터 업데이트를 고민하고 있는 것 같고, 또 향후 몇 년간 꾸준히 서비스할 일정을 잡아놨다고 하니 꾸준히 즐겨도 손해될 것은 없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퍼즐과 수집형RPG의 중간 단계로 시작한 '브라운더스트 앤 퍼즐', 이 게임이 '애니팡'을 넘어 국내 대표 퍼즐 게임으로 변화해나갈 수 있을지, 꾸준한 플레이와 함께 몇 개월 정도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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