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공룡과 거대로봇을 안 좋아해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실제로 어린이들에게 공룡과 거대로봇의 인기는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공룡과 거대로봇에 대한 향수는 성인이 되고도 얼마간 남아있기도 하는데, 최근 국내에 공룡과 거대로봇을 합친 기이한 IP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심지어 공룡과 거대로봇이 따로 나오는 게 아니라, 거대로봇으로 변신하는 공룡이 나온다. 이름도 정직한 ‘아머드 사우루스’. 말 그대로 장갑공룡이다.
듣기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손끝이 떨리게 하는 이 IP는 대체 무슨 내용일까? 대관절 어떤 이유로 거대 사이보그로 개조된 공룡들이 대구경화기를 난사하며 처절한 상호 난타전을 벌이는 걸까? 마침 게임화 선언도 나온 바, 이번 주에는 대원미디어의 신규 IP 아머드 사우루스를 알아보도록 하자.
은하계 너머 외계인들도 인정한 최강의 전투종족, 공룡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알아 둘 것이 있다. 아머드 사우루스는 현실고증과는 거리가 먼 픽션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아머드 사우루스에서 다루는 공룡은 실제 공룡과 생김새만 비슷한 수준의 생물이고, 멸종한 과정도 사실과 다르다.
아머드 사우루스가 사실을 반영한 부분은 딱 하나다. 6,500만년 전 벌어진 어떤 사건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공룡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건은 익히 알려진 소행성 충돌 등으로 인한 지구생태계 변화가 아니다. 바로 외계인들의 조직적 대규모 공룡 납치였다.
은하 너머에서 온 그 외계종족은 지구를 탐사한 결과 토착생물인 공룡이 굉장히 강력하고 흉포한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이에 외계종족은 거대함선의 반중력 장치로 지표면에 살던 공룡을 깡그리 빨아들여 포획했다. 그 과정에서 숨거나 발버둥쳐 탈출한 공룡은 소수에 불과했다.
우주에 공룡보다 강하고 포악한 생물이 없었던 것일까? 여하튼 공룡의 힘에 매료된 이 외계종족은 친히 공룡을 종족 단위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손을 거치며 공룡은 호전적 사이보그 종족으로 탈바꿈했고, 은하계의 수많은 전장을 누비며 파괴적인 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외계종족은 공룡을 너무 강력하게 개조해버리는 실수를 범했다. 단순히 철갑을 두르고 진보된 무기를 장착하는 것을 넘어, 변신모드까지 탑재된 사이보그 종족이 된 공룡은 외계종족조차 거스를 수 없는 힘을 지니게 되었다. 결국 공룡의 반란으로 외계종족의 문명은 파멸하고 말았다.
공룡의 파괴적인 행보는 자신들을 납치해 사이보그로 만든 외계종족을 응징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최강의 공룡인 ‘흑룡 그리머’를 수장으로 삼아 ‘기계공룡제국’을 세우고, 우주의 여러 종족을 정복하고 식민지로 삼으며 패권주의적 행보를 이어가게 된다.
그러는 사이… 서기 2028년이 된 지구에서는 공룡의 뒤를 이어 지표면을 지배하게 된 새로운 종족 인간이 번성하고 있었다. 인간은 과학기술을 개발한 끝에 오랜 옛날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공룡의 유전자를 추출해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과학적 성취는 예상치 못한 재앙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창 영향력을 넓히던 기계공룡제국은 어느 날 지구에서 공룡복제에 성공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 이에 제국 수장 ‘그리머’는 아직 완전히 기계화되지 않은 공룡을 포획해 자연상태로 대량 번식시킬 계획을 수립, 지구를 침략하기로 결정한다.
최강의 전투종족 공룡… 그에 맞설 무기 또한 오직 공룡뿐!
기계공룡제국은 처음엔 아예 지표면에도 착륙하지 않은 채, 궤도권에서 에너지 무기를 사용하여 인간측 방어시설을 무력화하고 지표면을 중생대 환경으로 테라포밍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시도는 기계공룡제국에 저항하는 외계인 레지스탕스들의 방해를 받아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이 방해로 기계공룡제국의 모함은 큰 타격을 입었고, 지표면 테라포밍에 사용하려던 에너지원 ‘이터널 코어’도 추락해 지구 곳곳으로 흩어지게 된다. 이후 기계공룡제국은 어쩔 수 없이 이터널 코어를 회수하고 직접 지구 방어군을 제압하기 위해 군대를 지표면으로 보내기 시작한다.
인간측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사이보그 공룡들이 에너지 병기로 지표면을 태울 뻔했는데 침착하게 대응하는 걸 보면 이쪽 인간들도 멘탈이 만만치는 않은 모양이다. 인간 측은 은밀히 접근한 외계종족 레지스탕스 수장 ‘레시아스’의 도움을 받아 기계공룡제국에 맞설 무기 제작에 착수한다.
그런데 그 무기라는 것 역시 공룡이다. 유전자복제 및 배양으로 만들어낸 공룡에 신형 장갑과 첨단 화기를 달고, 그 위에 본부 명령을 하달 받아 공룡을 통제할 기수를 태운다는 것이다. 뭐 공룡이 우주 최강의 전투종족이라고 인정한다면, 공룡으로 공룡을 막는다는 건 납득되는 논리다.
하지만 공룡은 위험한 전투종족. 당연히 아무나 올라타서 고삐를 쥔다고 명령을 듣진 않는다. 그래서 인류는 어릴 때부터 특별한 훈련을 받아 공룡과 교감할 수 있는 기수인 ‘링커’를 별도 양성하기에 이른다. 이 링커들은 유대를 쌓은 공룡 위 장갑 콕핏에 탑승, 전투 중 각종 지시를 전달한다.
다만 이 링커 육성에도 제약이 있다. 공룡이 동심으로 이루어진 생물인 것인지, 어릴 때만 공룡과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뛰어난 링커라 해도 10대를 넘어 20~30대가 되면 능력이 떨어져 이른 나이에 은퇴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링커는 10대 소년병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머드 사우루스의 이야기는 대략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지표면에 떨어진 이터널 코어 파편이 박힌 채로 성장한 주인공 김민환이 늦은 나이에 재능이 발굴돼 링커가 되고, 지금껏 아무도 교감하지 못한, 빙하 속에 갇혀 있던 오리지널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불스’에 타게 되는 것이 이야기의 시작이다. 이 불스는 6,500만년 전 외계종족의 개조수술을 받던 중 저항하다가 우주선에서 추락해 빙하에 갇혀 살아남은 개체로, 적 수장 그리머의 라이벌이었다는 설정이다.
그렇게 주인공과 동료 링커들은 다른 링커 및 공룡들과 유대를 맺으며 성장하고, 본격화되는 기계공룡제국 침략에 맞서 싸운다. 물론 그 와중에 기계공룡제국에 복수하기 위해 어둠 속에 숨어 인간을 돕는 외계종족 수장인 레시아스가 이야기를 꼬는 등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복잡한 전개가 진행된다. 방영 시작이 고작 2021년 11월 4일인 만큼 아직 스토리가 충분히 풀리지 않았으니, 향후 전개를 기다려 봄직하다.
특촬물, 장난감, 그리고 게임으로
아머드 사우루스는 기본적으로는 특수촬영물이지만, 처음부터 다방면으로의 진출을 염두에 둔 IP로 개발됐다.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사업으로 유명한 대원미디어가 기획해 애초에 피규어와 완구 시장에 뛰어드는 건 예정된 바였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웹툰과 게임 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2021년 11월 2일 대원미디어가 진행한 아머드 사우루스 1부 제작발표회에 따르면, 이미 아머드 사우루스 IP는 총 네 개의 게임개발 계약을 맺은 상태다. 그 중 하나는 모바일게임으로, 2022년 중 출시 예정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세 개의 게임은 어떠한 플랫폼과 장르일지, 언제 공개될지는 미정이다. 콘텐츠의 중심인 영상물이 방영을 시작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게임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의 발표는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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