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김미희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게임업계 이슈 중 하나는 경쟁 심화로 인한 실적저하다. 모바일로 출시된 리니지 시리즈를 토대로 작년에 최대 연매출을 기록한 엔씨소프트 역시 올해 1분기에는 다소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고, 성과를 뒷받침할 대형 신작 출시가 없었던 2분기 역시 전년 동기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원래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정했던 쓰론 앤 리버티(이하 TL)이 하반기로 연기되며 6월 이후 상황에 더 많은 시선이 집중된 상황이다.
연내 엔씨소프트가 출시를 준비 중인 타이틀은 TL을 포함한 4종으로 압축되며, 그 필두에는 TL이 있다. TL을 토대로 실적개선에 안정성을 더하고, 비 MMO 장르인 모바일게임으로 뒤를 받친다는 방침이다.
이에 TL은 글로벌 서비스를 맡고 있는 아마존게임즈와 발을 맞춰 출시 전부터 해외 게이머에게 접근하고 있다. 아마존게임즈가 서비스를 맡은 지역은 북미, 남미, 유럽, 호주, 뉴질랜드 일본이며, 지난 6월 9일 열린 글로벌 온라인 쇼케이스인 서머 게임 페스트에서는 TL 주요 콘텐츠를 소개하며 해외 비공개 테스트 참여자를 모집하는 트레일러를 출품했고, 해외에서는 PC와 함께 PS5, Xbox 시리즈 X/S 버전도 테스트한다.
아마존게임즈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국내와 글로벌 간 시차를 줄이는 것이다. 아마존게임즈 메르브 리 콰이(Merv Lee Kwai) TL 총괄은 13일에 보도된 북미 게임 웹진인 MMORPG.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MMO는 현지에 1~2년 정도 서비스하고 나서 서양에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엔씨소프트와 협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기존에 국내 MMORPG가 해외에 시차를 두고 서비스되고 그 과정에서 현지화를 진행하며 콘텐츠가 변화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TL은 그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라 설명했다.
지난 5월에 국내에서 PC 버전으로 진행된 비공개 테스트에서 눈길을 끌었던 부분 중 하나는 확률형 아이템이 없이 배틀패스와 변신 등을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유료 상품으로 구성된 과금 모델이었다. 테스트 기준으로는 기존 엔씨소프트 타이틀보다는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료 상품 판매가 상대적으로 적었고, 정식 출시 이후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간다면 국내는 물론 해외 현지에서도 과금에 대한 심리적인 장벽을 다소 낮춘 상태로 접근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테스트 이후 약 한 달 만에 해외 테스트 참가자 모집을 콘솔 버전까지 포함해 시작하며 국내와 해외 유저 평가를 종합해서 게임을 완성해가겠다는 방향성이 더 뚜렷해졌다. 플레이 면에서 해외 매체에서 주목한 부분 중 하나는 직업 제한 없이 무기를 바꿔가며 전투하는 프리 클래스 시스템이다. 프리 클래스는 국내 테스트 버전에서도 방향성은 좋지만 능력치 투자에 따라 무기가 사실상 고정되며 활용도가 크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는데, 해외 테스트에서는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통한다.
TL 외에도 비 MMORPG인 모바일게임 신작 3종 출시를 준비 중이다. 바람 방향을 조종하며 블록을 맞추는 3매치 퍼즐게임 ‘퍼즈업’, 30명이 동시에 겨루는 배틀로얄에 리그 오브 레전드 등 AOS를 연상시키는 전투를 앞세운 대전게임 ‘배틀 크러쉬’, 블레이드앤소울을 모르는 유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토리에 방점을 찍은 수집형 RPG ‘BSS’가 있다.
이 중에도 퍼즈업은 지난 4월에 엔씨소프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 ‘시원한 바람이 불 때 만나자’라는 멘트로 오는 가을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영상에서는 퍼즈업 개발진이 직접 게임에 대해 소개하며, 내려오는 퍼즐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을 조종해 퍼즐 방향을 상하좌우로 바꿔가며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앞세우고 있다. 아울러 가벼운 게임성에 맞춰 기존에 진중한 이미지 대신 영상도 밝고 가벼운 느낌을 강조해 제작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종합하자면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이후 수년간 이어온 패턴을 벗어나서 TL을 통해 구축 중인 글로벌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MMORPG가 아닌 다른 장르를 앞세운 신규 타이틀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실적개선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이러한 청사진이 일정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이후 신규 타이틀에 힘을 실어줄 TL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엔씨소프트에서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평가된 글로벌 성과 확대에 TL이 기대에 부응하는 결실을 얻을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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