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넥슨이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 공지를 올렸다. 이 소식은 많은 게임 커뮤니티로 퍼져나가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고, 이 공지는 조회수 약 10만을 달성했다. 오죽하면 지인도 "카트 진짜 서비스 종료 하냐?"라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논랄만 하다. '큐플레이' 이후 어릴 적 추억을 담당하던 국민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말이다.
'카트라이더'는 기자에게 있어 처음으로 넥슨 회원가입을 유도한 게임이었다. '크레이지아케이드'와 '큐플레이' 이전의 '퀴즈퀴즈플러스'의 경우 간단한 회원가입이 가능했지만, 카트라이더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첫 계정의 회원가입도 부모님 명의로 되어있고, 가입하는 것도 친구가 도와줬다. 그래서 친구와 아이디를 맞췄고 닉네임에 실명이 들어가 있는 건 덤이다.
아마 기자 최초이자 마지막 실명 아이디로 기억한다 / 게임와이 촬영
심지어 인생 첫 과금도 '카트라이더'에서 시작했다. 기간제 캐시 카트들 사이에 있던 '로디 클래식'이라는 기간 무제한 차량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에게 조심스럽게 부탁해서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슬프게도 구매하고 나서 얼마 안 지나고 상위 모델인 '로디 머큐리'가 나와 친구가 놀려서 싸웠던 경험도 있다.
이처럼 '카트라이더'는 비슷한 세대의 남자들이라면 한번쯤은 해봤을 법한 게임이다. '크레이지아케이드'도 그렇게 인기가 좋았는데 '카트라이더'의 인기가 좋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학교마다 반 대항전도 많이 있었고, 친구들끼리 가볍게 즐기기 너무 좋았다.
이 카트를 사기 위해 아버지에게 부탁했었다 / 게임와이 촬영
레이싱 장르의 한계 때문일까? 타 RPG들의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나오면서 '카트라이더'는 점점 입지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카트라이더'를 하는 친구들은 사라졌고 PC방 종료 10분 전에 하는 게임이 되기 시작했다. 온게임넷에서 자주 보이던 리그도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보이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다시 한번 흐르며 '카트라이더'는 이제 타 게임에게 크게 밀리기 시작했다. 레이싱이라는 장르 하나 만으로 다른 게임들과 경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자도 친구들과 술먹고 PC방에서 내기하거나, 이른바 '쫑게임'으로 밖에 하지 않았다. 가끔씩하면 재미있지만 주력으로 하기에는 잘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트라이더'는 내 기억 속에서 조금씩 잊혀졌다. 2022 지스타에서 보기 전까지.
2022 지스타에서 다시 만난 '카트라이더' IP는 꽤 수작이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라는 이름으로 나왔고, 실제로 플레이했을 때도 예전의 그 느낌을 받기에도 충분했다. 그렇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이걸 모든 플랫폼에서 다 할 수 있으면 기존 '카트라이더'는 어떻게 되는 거지?"
그래픽도 좋아지고 플랫폼도 늘어나 예상은 했는데... / 게임와이 촬영
그리고 위 생각에 대한 결과는 본가의 서비스 종료로 이어졌다. 모든 부분에서 업그레이드된 후속작이 있는데 기존 작품을 유지해야 될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 오래되고 이용자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며 추억이 되면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를 보며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모바일게임이 한 달마다 쏟아져 나오는 지금 시대에 "저 정도면 오래 버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말이다.
서비스 종료에 대해 아쉬운 점이라면 아직 남아있는 이용자들에 대한 배려가 크게 부족했다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국민게임의 원투 펀치였던 게임의 서비스 종료를 사전 설명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내세웠다. '카트라이더'가 오래된 것을 모두 알고 있기에, 웃으며 보내줄 수 있던 상황을 아쉬운 상황으로 바꿔버렸다. 누군가에게 '카트라이더'는 인생 게임이고 주력 게임이었을 텐데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최고의 게임이었을텐데 결말이 너무 아쉬웠다 / 출처: 형독 유튜브 갈무리
위의 내용처럼 아쉬운 점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보내줘야 한다. '카트라이더'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길이니까 말이다. 누구에게나 빛나던 때가 있고 '카트라이더'는 다시 한번 빛나기 위해 이러한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만 알던 다오와 배찌를 계속 알리기 위한 선택이었을 테니까 말이다.
어린시절 한 페이지를 장식하던 게임들이 추억이라는 이름의 앨범에 들어가고 있다. 그 앨범을 열어볼 때마다 친구, 가족들과 함께했던 지난날들이 생각난다. 앨범을 채워줘서 고맙다 '카트라이더'. 덕분에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한 잊지못한 경험을 너에게 받았으니까. 그리고 잘 있어라. 안녕 내 카트라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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