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게임회사들에게 해고 소식이 끝이 없이 들려오고 있다. 외신 벤처비트는 올해 임브레이서 그룹은 7번의 구조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EA는 6번의 구조조정을 했고 게임 엔진사 유니티와 에픽게임즈, 아마존게임즈도 큰 규모의 인원 감축을 실행했다. 유니티는 올해 1월과 5월에 걸쳐 총 900명을, 에픽게임즈도 830명을 감원했다. 아마존도 530여명을 해고했다.
이외에도 올해 해고 소식이 들려온 게임사들은 마이크로소프트, 레디앳던, CDPR, 렐릭엔터테인먼트, 스트라이킹디스턴스스튜디오, 너티독, 텔테일게임즈, CDPR, 세가 유럽, 팀 17 등 상당수가 있다.
올해 도쿄게임쇼에서 캡콤의 츠치모토 하루히로 COO는 "게임 가격이 너무 낮다"라는 발언을 했다. 그는 "현재 게임 개발비는 패미컴 시절보다 100배 정도가 상승했으나 게임 가격은 인상되지 않았다. 게임 업계의 인건비도 상승했기 때문에 게임 가격을 올리는 선택도 비즈니스적으로 건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캡콤은 최근 출시한 '바이오 하자드 RE 4의 DLC 가격을 12,100원에 출시했다. 높은 퀄리티와 5~6시간의 볼륨을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한 셈이다.
패미컴 시절의 게임은 일반적으로 3,800엔에서 4,800엔 수준이었다. 당시 게임들은 10여명 내외의 개발자들이 몇 개월만에 완성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게임 용량도 16KB에서 64KB 수준으로 매우 작았다. 단 당시 게임 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고 반도체를 사용한 롬 카트릿지로 생산됐기 때문에 단가도 비쌌다.
최근 게임들은 개발 인원부터 규모가 다르다. 보통 수백명 인원이 참가하며 개발 기간도 보통 대작 게임은 5년 정도가 걸린다. 대작 게임 개발비는 2억 달러를 훌쩍 넘어가고 있다. 반면 게임 가격은 1980년대의 40~50달러 수준에서 최근 게임은 80달러 수준이 됐다. 게임 가격은 30여년의 세월을 생각하면 크게 상승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게임 시장은 큰 규모로 성장했다. 1980년대는 일본과 미국 정도에서 비디오 게임이 인기가 있었다면 2000년대부터는 글로벌 시대를 맞이했고 게임 판매량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대작 게임 2억 달러 시대를 맞이하면서 게임회사들은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발비가 증가하면서 참신한 시도 보다는 흥행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게임만 개발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액티비전 같은 경우는 과거에는 1년에 몇 개의 타이틀을 출시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1년에 '콜 오브 듀티' 1개 정도만 출시하고 있다. 확실하게 판매되는 게임에 집중한 것이다. 어쩌다 한번 '크래쉬 밴디쿳'이나 '토니 호크 프로 스케이터' 같은 게임이 같은 게임이 출시됐을 뿐이다. 이는 '콜 오브 듀티'가 매년 2,000만장 이상을 판매하기 때문에 이 게임 하나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는 최근 해고에 대해 에픽게임즈가 올해 여름부터 재정적인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최근 6년간은 '포트나이트'를 성공시키며 안정적이었으나 다른 부분의 수익이 감소했고 '포트나이트'도 최근에는 감소했다고 밝혔다. 결국 직원 해고를 결정했고 게임 이외의 용도에서 사용하는 언리얼 엔진에 대한 가격도 인상할 예정이다.
이처럼 게임 개발비가 높아짐에 따라 대형 게임사도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게임사의 경쟁력은 스케쥴 낭비 없이 게임을 빠르게 완성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 같다. 대표적인 회사로서는 인섬니악이나 세가의 용과 같이 스튜디오가 아닐까 한다. 인섬니악은 약 500명 정도,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300명 정도의 인원으로 알려져 있다.
인섬니악은 회사명처럼 불면증 환자들이 모인 곳인지 알 수 없으나 5년 동안 3개의 '스파이더맨' 게임과 '라쳇 앤 클랭크'를 출시했다. 여기에 '울버린' 게임도 개발 중이다. 플레이스테이션 5 출시 이후 소니 퍼스트파티로는 유일하게 3개의 게임을 출시했다. 그렇다고 소규모 게임도 아니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와 '라쳇 앤 클랭크 리프트 어파트', 그리고 곧 출시되는 '스파이더맨 2' 등 모두 대작 게임이다. 또한 '스파이더맨'을 플레이스테이션 5용으로 다시 개발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5년씩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경이로운 속도라고 할 수 있다.
세가의 '용과 같이' 스튜디오도 비슷하다. 2022년 기준으로 300명 규모로 성장한 이 스튜디오는 쉬지 않고 '용과 같이'와 '저지 아이즈' 같은 신작들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 5년간의 출시작을 보면 2018년 '저지 아이즈', 2020년 '용과 같이 7', 2021년 '로스트 저지먼트', 2023년 '용과 같이 극 유신'까지 출시했고 '용과 같이 7 외전'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2024년 1월에는 '용과 같이 8'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05년 '용과 같이'가 탄생한 이후 출시를 앞둔 '용과 같이 7 외전'으로 20번째 게임을 출시한다. 18년간 20개의 게임을 출시하는 것으로 인섬니악처럼 놀라운 개발 속도가 아닐 수 없다.
용과 같이 7 외전 / 세가
사실 '스파이더맨'이나 '용과 같이' 시리즈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도시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건물이나 배경 등 일부 리소스들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캐릭터 모델링이나 애니메이션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용과 같이'는 항상 같은 배경 속에 일부 지역들을 확장하며 게임 스케일을 키우고 있다. '스파이더맨'도 비슷한 건물과 오브젝트들을 활용해 빠르게 완성해 나갔을 것이다. 제로 베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완성하고 개발비도 낮췄을 것으로 예상한다.
개발비 급등으로 인해 글로벌 게임회사에게 위기감이 느껴지는 가운데 인섬니악과 용과 같이 스튜디오는 해고 소식도 없다. 개발 기간이 짧으니 개발비도 낮고 목표 판매량도 낮았을 것이다. '용과 같이'는 일본 내수용 게임이었으나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면서 과거보다 판매량이 증가했고 '스파이더맨'은 1,000만장 단위로 판매되니 소니로서는 효자 게임사가 됐을 것이다.
물론 모든 게임사들이 인섬니악이나 '용과 같이' 스튜디오처럼 될 수는 없다. 몇 년 전, 너티독도 인섬니악에게 여러 개의 게임을 개발, 관리하는 스케쥴을 배웠다고 말할 정도로 앞으로는 로스 없이 스케쥴 관리를 잘 하는 개발사들이 인정받고 살아남는 시대가 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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