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경남고의 좌타자 이주형이다. 가장 강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던 경남고에서도 최근 들어 공격의 선봉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선수에 대한 현장의 평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중학교 무렵에는 투수로도 활약했을만큼 강견에 발도 빠르고, 힘도 만만치 않다. 올라운더로 방향을 잡는다 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빠른 발과 컨택 능력, 장타력을 겸비한 선수로 출루도 잘하거니와 출루했을 때 상대 수비를 더 피곤하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이런 유형의 타자가 출루하면 끊임없이 배터리의 신경을 건드리고 수비를 맡는 야수들이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출루했을 때 어떤 수단으로건 상대를 피곤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장충고의 김병휘, 세광고의 홍대인도 만만치 않지만, 이주형은 그들에 비해 여차하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장타툴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대가 어느 쪽으로건 이주형이라는 타자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가 없다는 점에서 활용폭은 더 크다. 다만 이주형의 장타툴은 힘보다는 속도가 기여하는 바 크다고 본다. 파워는 오히려 같은 경남고의 우타자 고영우에게 더 기대를 걸어볼만 할 듯 싶다. 발로 만드는 장타와 힘으로 만드는 장타를 아울러 갖춘 타선만큼 상대 투수들을 위축시키는 타선이 없다. 내년 경남고 타선의 저력에 기대를 걸게 만드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전반적으로 과감한 성향들에 비해 세밀함이 약간 아쉽다. 올해 3학년 선수들도 비슷한데, 롯데팜 야수 유망주들은 유독 삼진이 많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덤빈다는 의미겠다. 노시환이 모처와의 인터뷰에서 볼넷 얻어 나가기보다는 치는 게 낫다고 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부산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그런 마인드를 깔고 타석에 서는 느낌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그에 비해 부산 투수들의 기록이 그리 나쁘지 않다는 점이나, 전국대회에서 부산 타자들의 모습을 보면 좀더 신중한 게 좋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수비 면에서도 마찬가지, 장충고의 김병휘도 그렇지만 경남고의 이주형도 센스가 없다기보다는 조밀하지 못해서 수비 능력에 비해 실책수가 많아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 너무 신중해도 보기에 답답하지만, 너무 과감하면 사고가 터졌을 때 걷잡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