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오늘 아침에 계약했어요.”

조원우 롯데 감독은 차분히 재계약 도장을 찍은 소감을 말했다. 26일 오후 통화한 조원우 감독은 “어찌됐건 다시 3년 계약을 했다. 이젠 정말 책임감을 느낀다”고 속마음을 표현했다.

롯데는 26일 조원우 감독과 3년간 총액 12억원(계약금 3억, 연봉 3억)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측은 “5년 만에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고 팀 역대 한 시즌 최다승을 달성한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고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안정되고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조원우 감독을 재신임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큰 장고가 있었다. 2015시즌 후 이종운 감독이 경질된 뒤 부임한 조원우 감독은 2016시즌 8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형님리더십과 함께 관리야구가 빛을 발하며 영건선발 및 리그 최강의 필승조를 구축하며 정규시즌 3위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80승은 1982년 원년 구단인 롯데의 창단 최다승이기도 했다.

하지만 NC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선발 박세웅의 투수교체 및 불펜투입의 시기를 놓쳐 패했고 팬들의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그래서일까, 롯데는 재계약과 관련해 말을 아꼈고 좀처럼 소식도 들려오지 않았다. 외부에서는 감독 교체에 대한 물음표도 커졌다.

과정을 보면 분명 롯데의 고민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재계약에 미적댈 이유가 없었다. 조 감독도 마음 고생이 상당했다. 준PO 5차전 패배 후 조 감독은 구단의 요청으로 부산에 머물렀다. 며칠간 머물면서 김원형 코치 및 김민재 코치 등 이른바 ‘조원우 사단’과 소주도 한잔하면서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었고 조 감독은 23일에 홀로 서울 본가로 돌아왔다. 재계약이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속상함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25일 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부산으로 내려왔고 26일 오전 구단 수뇌부와 만나 재계약 의사를 전달받고 도장을 찍었다. 조 감독은 예정돼있던 코칭스태프에게 이 소식을 알리며 손을 맞잡았다. 이제 29일 오키나와로 떠나는 마무리캠프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됐다.

조 감독은 “나름대로 구단도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그래도 3년 기간을 부여받았다”며 “롯데팬들이 지켜보고 있지 않느냐, 그 동안 강팀을 만들어보겠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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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포츠월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