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와 10개 구단들은 시즌 내내 실행위원회, 이사회를 통해 ‘비용 절감’을 위한 제도 개선에 힘을 기울였다. 외국인선수 영입에 100만달러 상한제를 두는 안을 통과시켰다. FA 선수 영입 총액을 4년·80억원 기준으로 묶는 안은 선수협회의 반대로 통과되지 않았지만 이 내용에 구단들이 뜻을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비용 절감’에 큰 무게를 두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무엇보다 구단들은 시즌이 끝나마자다 대형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많게는 20명 가까운 선수들이 퇴출 통보를 받았다. 몸집을 줄임으로써 구단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지가 전 구단에서 터져나왔다.

이런 흐름 가운데 FA 선수들의 움직임은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FA 선수라도 사실상 ‘담합’에 가까운 4년·80억원 안에 구단들이 합의한 가운데 이를 훌쩍 넘는 금액을 제시한다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구단들은 대형 FA 선수에 대해서도 눈치보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중저가 FA 선수들에게는 더욱 추운 겨울이 될 전망이다. 지난 겨울 적지 않은 금액에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들이 줄줄이 가을야구에서 탈락했다는 점은 투자 ‘명분’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김현수(4년·115억원)를 영입한 LG, 강민호(4년·80억원)를 데려온 삼성, 민병헌(4년·80억원)을 데려온 롯데, 황재균(4년·88억원)과 계약한 KT 등은 모두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뒤 첫 스토브리그이기도 하다. 구단들이 선수들과 아닌 에이전트와 공식적으로 상대함으로써 보다 냉정한 태도로 협상에 나선다는 점도 FA 시장 ‘줄다리기’가 오래 걸리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