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꼽히는 포수 양의지(31·두산 베어스)의 거취를 놓고 스토브 리그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는 투수 가운데 대어가 없는 것도 양의지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 중 하나다. FA 영입 대신 내부 육성에 방점을 찍겠다고 공언했던 롯데 자이언츠가 ‘양의지 쟁탈전’에 참전할 수 있다는 일부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롯데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19일 “기존 선수 육성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구단 자체적으로 외부 FA에 눈을 돌리고 그럴 상황이 못 된다”며 “내부적으로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양의지 영입설을 부인했다. 롯데는 최근 3년간 FA 계약에만 5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베팅했기 때문에 올해는 노경은과 이명우 등 내부 FA를 잡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팀이 선발 투수를 원하고 있어 야수는 영입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롯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양의지의 거취가 확정될 때까지는 이 같은 영입설이 계속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을야구’를 넘어 궁극적으로 우승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포수 전력 보강이 롯데의 최우선 과제다. 올 시즌부터 ‘안방 마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롯데는 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현재 육성 중인 안중열 나종덕 김준태 정보근 등 젊은 선수가 안정적인 전력으로 성장하기까지는 3, 4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구단 내부의 판단과는 무관하게 모기업이 양의지 영입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FA 수혈에 필요한 100억 원대의 자금 공급은 구단이 아닌 그룹에서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룹의 결정 여하에 따라 양의지 쟁탈전에 가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그룹 총수가 재판을 받는 등 최근 실추된 모기업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프로야구단의 우승이 절실한 것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롯데발 오버 슈팅’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의지도 롯데가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경우 유니폼을 갈아입을 수도 있다. 두산은 주전 포수 양의지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입장이다. 두산 관계자는 이날 국제신문과 통화에서 “양의지를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에이전트를 통해 구단과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스토브 리그에서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FA의 몸값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FA 제도가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처음 FA 자격을 얻은 양의지로서는 올해가 ‘잭팟’을 터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국제신문 박장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