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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드래프트 주장하는 NC, 명분 충분한가?

ㅇㅇ(112.186) 2018.12.17 11:59:41
조회 211 추천 10 댓글 5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어쩌면 연고지를 결정했을 때부터 안고가야 하는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신생팀 혜택을 통해 유망주를 꾸준히 수혈했고 빠르게 전력 상승을 이뤘다. 그러다가 최하위로 추락하자 전면 드래프트 재시행을 앞장서서 주장한다. 장단이 분명한 사안을 논의하는 데 앞서 주장을 들고나온 배경부터 철저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구단이 신인지명제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2013년부터 다시 시행된 1차 지명 제도 유지와 전면 드래프트 재시행을 바라는 목소리가 대립 중이다. 아마추어 지원 미비와 고교선수 해외 진출로 인해 폐지됐던 전면 드래프트가 다시 떠오른 것이다. 구단간 입장차이가 분명하다. 서울 3팀을 비롯해 1차 지명 유지를 원하는 구단들은 상대적으로 연고지역 고교 선수층이 두껍다. 즉시전력감 1차 지명자가 꾸준히 나온다. 아마추어 지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전면 드래프트를 주장하는 구단들은 1차 지명자가 2차 상위 라운드 지명자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소연한다. 드래프트의 모토인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강조한다. 박근찬 KBO 운영팀장은 지난 16일 “지난 12일과 13일에 열린 단장회의서도 전면 드래프트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1월 15일 이사회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제도 변경을 위해선 10구단과 KBO까지 총 11표 중 8표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C는 전면 드래프트 재실시, 즉 제도 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NC 김종문 운영팀장은 지난달 “드래프트 제도를 비롯해 신인선수 육성까지 모든 면에 있어서 지방팀이 불리한 처지”라며 “우리도 연고지역 고교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 고교와 격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지역 프랜차이즈 스타를 육성하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사회와 단장회의를 비롯한 KBO 모임에서 NC는 전면 드래프트 재시행을 앞장서서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시점이다. 만일 이듬해부터 전면드래프트가 시행될 경우 2018시즌 최하위 NC는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쥔다. 제도 변경과 함께 최고 유망주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는다. NC는 2012 드래프트부터 2016 드래프트까지 신생팀을 위한 특별규정에 따라 5년 동안 특급 유망주를 꾸준히 수혈했다. 연고지에 구애 받지 않고 전지역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명했다. 2012 드래프트와 2013 드래프트에선 각각 최고 유망주 2명을 우선 지명했고 2라운드 이후 특별지명으로 총 8명을 뽑았다. 1차 지명이 부활한 2014 드래프트부터 2016드래프트까지 3년 동안에는 KT와 함께 8구단의 1차 지명 이후 1차 지명권을 행사했다. 상위지명을 통해 나성범, 박민우, 노진혁, 장현식, 이민호, 구창모 등을 데려와 빠르게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NC가 앞장서서 전면 드래프트 재시행을 주장하는 것은 예전처럼 특급 유망주를 얻겠다는 계산이 깔려있을 가능성이 높다. 


리그 확장과 드래프트를 통한 전력 평준화에 가치를 둔다면 1차 지명이 아닌 전면 드래프트로 가는 게 맞다. 하지만 1차 지명이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에 더할나위 없이 도움이 되는 제도인 것도 분명하다. 1차 지명 재시행 후 모든 구단이 연고지역 초중고교 지원규모를 큰 폭으로 늘렸다. 그리고 이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따른 야구붐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아마추어 선수층의 확장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최근 3년 동안 베이징키즈라 불리는 특급 유망주들이 매년 수혈되면서 리그 전체가 보다 젊고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반면 NC 연고지역에는 베이징키즈로 불릴만한 특급 유망주가 없었다.그렇다고 연고지역 아마추어 풀만 고려해 전면 드래프트를 주장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결정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약 10년이 지나 특급 유망주가 나온 것처럼 NC의 연고지역 투자가 결실을 맺기 위해선 최소 10년은 바라봐야 한다. 전면 드래프트가 시행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동안 아마추어 야구는 끊겨버린 프로구단 지원으로 인해 고사 직전까지 갔던 것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당시 한 고교야구 감독은 “프로 구단에서 꾸준히 대회를 개최하는데 정작 우리는 연습용 야구공과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연고지역 구단을 바라보며 꿈을 이룬 박용택, 이대호, 양현종과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가 나오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창원지역 프로구단으로서 NC가 존재하는 이유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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