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롯데 새 외인 타자 카를로스 아수아헤(28)의 방망이가 급격히 식었다. 롯데는 아수아헤가 스스로 부진을 떨치고 일어서기를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아수아헤는 이달 6경기에서 13타수 1안타(타율 0.077)를 치는 데 그쳤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4경기 연속 무안타를 이어가다 6일 사직 한화전에서 내야안타를 쳤고 7일 다시 침묵했다. 이 기간 볼넷을 3개 얻어 출루하기는 했어도 팀이 기대하는 시원한 타구는 만들지 못했다. 

지난달만 해도 아수아헤의 타격 성적은 괜찮았다. 키움과의 개막 2연전에서 3안타를 치는 등 3월 8경기에서 타율 0.333(27타수 9안타) 5볼넷 2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장타 생산 능력이 좋았다. 안타 9개 중 3개가 2루타였고 3루타도 1개 있었다. 팀 내 장타율 순위에서 민병헌과 전준우 다음으로 높은 0.519를 기록했고, 출루율을 합한 OPS는 0.957로 롯데 야수 중 1위였다. 무안타에 그친 경기가 두 차례 있긴 했지만 두 경기 연속은 아니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지난 4일 SK전에서 상대 선발로 김광현이 나와 아수아헤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며 “그날 이후 더 안 맞는 것 같다”고 되짚었다. 아수아헤는 개막 이후 줄곧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하다가 4일에는 경기 후반 교체 투입됐다.

아수아헤는 ‘한 방’이 있는 홈런 타자는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통산 175경기에서 6홈런,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555경기 38홈런을 쳤을 뿐이다. 

그 대신 라인 드라이브성의 강한 타구를 외야로 날려 2루타나 3루타를 생산할 수 있는 파워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너리그에서 친 안타 603개 중 20.6%(124개)가 2루타(3루타 41개)였다. 롯데가 아수아헤를 7번 타순에 배치하는 것도 KBO리그 적응 기간의 타격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하위 타선의 해결사가 되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양상문 감독은 일단 시간을 두고 아수아헤의 타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선구안이 좋아서 안타를 못 치는 경기에서도 볼넷을 얻어낸다는 게 희망적인 요소다. 양 감독은 “결국은 타격의 정확도가 문제”라며 “아수아헤 본인이 타격하면서 느끼는 게 있을 것이다. 아수아헤가 그 점을 깨닫고 정확도를 향상시킨다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