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28)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앞선 넥센과의 2경기에서 번즈는 안타를 하나도 생산하지 못했다. 이날도 경기 후반 한 차례 타석에 선 그는 삼진 아웃으로 기회를 날려버렸다. 번즈의 올시즌 고척돔에서의 성적은 7타수 무안타, 타율은 ‘0’이다. 지난 시즌에도 번즈는 고척돔에서만 17타수 무안타로 좀처럼 힘을 못 썼다.

번즈가 낯을 가리는 곳은 고척돔 뿐만이 아니다. 번즈는 원정 경기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시즌 원정 경기와 홈 경기의 편차가 크다. 원정 경기에서는 타율 1할9푼4리로 2할이 채 되지 않는다. 홈경기 타율은 2할6푼으로 조금 높은 편이다.

지난 시즌에도 사직구장에서만 3할8푼5리를 기록했던 번즈는 홈구장을 벗어나면 2할1푼3리로 고개를 숙였다. 팬들의 응원을 업고 분위기를 탈 때에는 맹타를 휘두르지만 집 밖에 나서기만 하면 적응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 사실을 조원우 롯데 감독도 잘 안다. 조 감독은 “번즈가 원정에서 잘 못 치지 않나”라고 말했다. 기복이 심한 번즈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외국인 타자를 원정 경기에서만 뺄 수 없는 노릇이다.

올시즌 번즈는 타격 모든 지표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41경기에서 타율 2할2푼9리 3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2할이고 출루율도 2할7푼5리로 낮다. 삼진은 43개로 팀 내에서 채태인(45개)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그의 유일한 장점인 수비도 올해에는 힘을 쓰지 못한다. 지난해 116경기에서 8실책을 저질렀던 번즈는 벌써 올시즌 7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번즈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항상 시즌 초반이 안 좋았던 점이 있다”고 말했지만 이미 페넌트레이스는 시즌 초반을 넘어섰다. 그런 가운데 원정경기에서의 약점은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29일부터 홈구장에서 LG, 한화와 6연전을 가진다. 이번 6연전에서 번즈가 살아난다 하더라도 롯데로서는 마냥 기뻐할 수가 없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