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중국에서 태어난 백인천... 일본 프로야구 성공기

ㅇㅇ(112.186) 2018.05.30 14:54:37
조회 165 추천 0 댓글 0

백인천은 1943년 11월, 중국 상하이 인근 우시(無錫)에서 태어났다. 훗날 <無錫旅情>이라는 노래로 알려진 거리에서 그의 아버지 백경도(白慶道)는 일본 주둔군을 상대로 극장을 경영했다. 전쟁이 끝난 후 그의 일가는 아버지의 고향인 평안북도 철산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는 ‘일본군에 협력했다’는 혐의로 시베리아행 화물열차에 실려버렸다. 만약 백인천의 아버지가 그대로 억류됐다면, 그의 인생은 아주 달라져버렸을 것이다. 이 엄청난 위기에서 구해준 것은 순찰을 돌던 담당관이었다. 그는 백인천의 아버지에게 “어째서 그대가 여기에 있는가”하고 물었다. 아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 덕분에 그의 아버지는 화물열차에서 탈출, 남쪽 방향으로 도망쳤다.


그 후, 백인천의 가족들은 아버지의 뒤를 쫓아 월남했다. 서울의 민가에 단칸 방(다다미 8장짜리)을 빌려 여섯 가족이 살았다. 그 부근은 원래 해방 이전에는 일본인 거리였다. 빈 집에 가죽제품의 장갑과 같은 것이 남아 있었다. ‘이 게 야구라고 하는 스포츠에서 쓰는 글러브’라는 것을 어른에게 배웠다. 눈동냥으로 시작한 캐치 볼이, 백인천의 긴 야구 인생의 출발이었다.


그렇게 객지에서 고생했던 그의 아버지는 백인천이 일본으로 갈 때, 자신의 조언을 편지로 써서 건네줬다. ‘일본에서는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솔선해서 해라. 그러면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살 수 있을 것이다.’


1962년 도에이 플라이어즈에 입단한 백인천은 도쿄 고마자와의 합숙소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첫 해는 줄곧 2군에서 지냈다. 외식도 할 수 없었고, 여태껏 먹어본 적도 없었던 일본 음식에 얼떨떨했다. 이를테면, 참치회(사시미)는 핏덩어리로만 보였고 소금구이로 해서야 겨우 입에 넣을 수 있었다. 영양 섭취가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맹연습에 몰두하는 바람에 73㎏이었던 몸무게가 58㎏으로 뚝 떨어졌다.


‘역시 일본 야구는 따라갈 수 없는 것인가’하는 회의가 들었다. 몸이 쇠약해졌을 뿐만 아니라 일본말을 할 수 없는 것이 고립감을 안겨줬다. 유일한 대화 상대는 밤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달이었다. 숙소를 거닐면서 고향의 가족을 생각했다.


달을 쳐다보면서 아버지의 말을 떠올린 백인천은 일본어도 배울 겸해서 합숙소의 전화당번을 맡았다. 상대는 선배 선수들의 연인이 많았다. 백인천이 더듬거리는 일본어로 대답을 해주자 상대방의 호감을 사게 만들어 선배들에게 선물을 들고 온 여성이 ‘이것은 백 군에게 주라’고 한 적도 있었다.


백인천은 필사적으로 말을 기억하려고 사전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전화당번을 하는 도중에 큰 거울 앞에서 서성거리면서 중얼거리기를 거듭했다. 옆방에서 기거하고 있던 도바시 마사유키가 그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이 녀석은 한국에서 와서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 너희들도 좀 본 받아라”라고 후배들에게 충고했다. 에이스 투수인 도바시 마사유키가 젊은 후배들에게 설교를 한 탓인지 백인천은 선배들에게 이지메(괴롭힘)를 당하지 않았고, 점차 생활에 익숙해져갔다.


(☞도바시 마사유키; 프리배팅 투수로 도에이에 입단, 백인천이 2군에 머물 당시 도에이의 에이스 투수로 독신이어서 숙소에서 함께 생활했다. 현재 ‘사와무라상’ 선발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1962년에 저팬시리즈 최우수선수로 뽑현던 명투수출신이다)



돌연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에서 박정희의 대통령 선거 출마가 주목받고 있던 이듬해인 1963년의 초여름. 도쿄 진구구장에서 1군의 타격 연습을 돕고 있던 백인천에게 미즈하라 시게루 감독의 입에서 “너도 쳐 봐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이다. 선배인 장훈의 배트와 헬멧을 빌려 쓰고 배팅 케이지에 들어섰다. 열심히 타격을 했다. 드디어 “좋아, 게임에 나가”라는 출전 명령이 떨어졌다. 마침 1군의 포수인 다네시게 마사유키와 안도 쥰조 두 명이 차례로 고장나는 바람에 생긴 긴급 조치였다.


6월 26일, 상대는 선두를 다투던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백인천은 이 데뷔전에서 7회부터 마스크를 썼다. 다음날인 27일에는 선발 출장, 6회에 유격수 뒤쪽에 떨어지는 첫 안타를 날렸다. ‘일본 프로야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됐다. 이제 그만두더라도 괜찮다’고 백인천은 생각했다. 그러나 며칠 후 백인천은 도쿠시마 쇼이치가 개인통산 1000안타 기념 표창장을 받는 것을 보곤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나도 앞으로 안타 999개 치겠다.’그것은, 은밀하고 대담한 결의였다.(경칭 생략)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남녀 팬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9/30 - -
1307895 흡연충들 미세먼지 좆되는 날에 담배 어떻게 피냐? [2] ㅇㅇ(110.70) 18.11.29 58 0
1307894 남자들이 생각하는 담배피는 여자 효용가치.txt [1] ㅇㅇ(123.111) 18.11.29 88 3
1307893 썰쟁이 말로는 결국 의지 잔류냐 다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114 0
1307892 본인 흡연충인데도 남의 담배연기는 싫은거 맞음 ㅇㅇ(1.230) 18.11.29 34 0
1307890 머호 요번 fa 끝나면 은퇴 하려나? [2] 아웃트라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138 0
1307889 최준석 손승락 사요충들 생각은 어떻냐 이재원 [1] ㅇㅇ(61.78) 18.11.29 46 0
1307888 다음생엔 시발 흑인으로 태어나야지 [2/1] ..(121.172) 18.11.29 98 0
1307887 어쨋든 sk산은 사면 안됨 [1] ㅇㅇ(211.202) 18.11.29 75 0
1307886 근데 확실히 담배 피면 결혼하기 싫음 [1] ㅇㅇ(110.70) 18.11.29 70 0
1307885 이재원 방판하려는 솩티이님 혹시 에이전시 소속인가요? ㅇㅇ(123.111) 18.11.29 33 0
1307884 예전에 미아리 빡촌에선 거기로 담배피는 묘기도 보여줬다는데 ㅇㅇ(211.36) 18.11.29 64 0
1307883 담배피는 년이든 놈이든 둘다 ㅈ같아 시발 길빵좀 하지마 제발 ㅇㅇ(123.214) 18.11.29 46 1
1307882 저시발 흑형짤보면 슬프다 롯데통합우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42 0
1307881 이재원사는거랑 강민호사는거랑 같다니깐 ㅇㅇ(183.103) 18.11.29 46 0
1307880 이재원 오버페이 하면 진짜 꼴데야구 끊을거다.. [2] dd(125.184) 18.11.29 57 1
1307879 담배 피는년보고 멋있다는 새키들은 [1] ㅇㅇ(119.56) 18.11.29 77 3
1307877 나 담배 한번도 안펴봤는데 나같은 사람은 없냐??? ㅇㅇ(58.227) 18.11.29 28 0
1307876 꼴갤라들은 찐따가 많아서 그럼 ㅇㅇ(175.223) 18.11.29 67 0
1307875 저번에 누가 아들낳아서 기저귀 가는거 봤는데 [2] ㅇㅇ(211.36) 18.11.29 197 0
1307874 남자랑 담배피는 여자 마인드가 '난 존나 쿨함'이런건데 남자들 생각은 다 [1] ㅇㅇ(175.197) 18.11.29 134 10
1307872 나 담배 20살때부터 폈는데 지금 존나후회중 [1] ㅇㅇ(223.38) 18.11.29 69 0
1307871 똥꼬로 담배 피워 봄? [2] 안주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84 0
1307870 솔직히 그동안 퐈중에서 꼴의지가 너무 탐난다..,ㅠㅜ ㅇㅇ(121.174) 18.11.29 33 0
1307869 이재원을 사면 맨유 알렉시스 산체스 꼴난다. [4] ㅇㅇ(123.111) 18.11.29 63 0
1307868 담배피는여자 좋은데 섹스한판뜨고 같이 누워서 한모금빨면 [2] ㅇㅇ(1.230) 18.11.29 119 2
1307867 시잘 오나홀이 무슨 잘못했다고 글지우냐 ..(121.172) 18.11.29 43 1
1307866 이런애가 담배피면 호불호? ㅇㅇ(175.223) 18.11.29 141 2
1307865 지금이 딱 코윤원 필살기 쓸 시점 아니냐? ㅇㅇ(61.78) 18.11.29 37 0
1307864 이재원 유리충들아 최근4년 양의지보다 경기많이뜀 [4] ㅇㅇ(223.39) 18.11.29 131 2
1307863 걍 담배 피는 사람 싫음 ㅇㅇ(110.70) 18.11.29 49 0
1307861 이재원은 나종덕보다도 수비 딸림 ㅇㅇ(123.111) 18.11.29 77 2
1307860 여초물류다닐때 예쁜누나들 담배 많이피던데 [1] 롯데통합우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79 1
1307859 솔직한말로 두산은 양의지가 떠나주길 바라겠지 ㅇㅇ(211.37) 18.11.29 86 1
1307858 엔씨 확실한 썰쟁이니 뭐니 하드만 ㅇㅇ(110.70) 18.11.29 64 0
1307857 여자가 담배를피던 말던 니랑 먼상관? [1] ㅇㅇ(118.103) 18.11.29 51 1
1307856 이쁜애가피면 섹시한데 페미스러운애가피면 더러움 [2] 개킹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146 0
1307854 영화 마녀 본 개럴 있냐? [3] ㅇㅇ(211.36) 18.11.29 59 0
1307853 최준석 손승락 안사요충이 대세일때도 나는 사자는 쪽이였다 ㅇㅇ(123.111) 18.11.29 33 0
1307852 담배피는 여자들은 왜 섹시해보이는거임? [1] ㅇㅇ(49.171) 18.11.29 108 0
1307851 근데 이재원도 60억넘어가는 모양새더만ㅋㅋㅋ [1] ㅇㅇ(61.78) 18.11.29 98 0
1307849 근데 요즘 담배피는 여자들 진짜 ㅈㄴ 많던데 [1] ㅇㅇ(175.223) 18.11.29 71 0
1307848 지금 나이 서른이라 치면 얼마정도 있어야 평생 놀먹할수있냐? [2] ㅇㅇ(124.58) 18.11.29 56 0
1307847 홍팍은 계속 양의지 잔류 뜨는중 [3] ㅇㅇ(58.231) 18.11.29 192 0
1307846 이재원 걸리는점은 홈런 대부분이 문학 [2] ㅇㅇ(110.70) 18.11.29 61 0
1307845 이쁜 여자가 담배 피면 섹시한데.. [1] 안주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52 0
1307844 알바년이 지꺼보다 이쁘다고 지움 ㅇㅇ(223.62) 18.11.29 37 2
1307843 여자들 담배 안피는줄아는놈 특징 ㅇㅇ(49.171) 18.11.29 99 1
1307842 이재원같은 새끼 쓸바에야 부산 성골 안중열 김준태 밀어준다 성골이최고다(123.111) 18.11.29 37 0
1307841 오나홀념글 어떤 새끼가 내렸냐 ㅇㅇ(123.214) 18.11.29 48 0
1307840 씨바 오나홀념글 어디갔냐 [2] 롯데통합우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29 11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