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포수난에 허덕이는 롯데가 김태군(30·경찰야구단/NC)을 바라보고 있을까.

포수 김태군을 향한 시선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경찰야구단 소속인 김태군은 오는 8월 중순 전역을 앞두고 있다. 전역과 동시에 NC로 복귀하는 김태군은 올 시즌 1군에서 34일간 등록하면 자유계약(FA) 자격을 취득한다. 출전이 아닌 등록이기 때문에 NC가 의도적으로 1군 등록을 미루지 않는 한 FA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NC는 올 시즌을 앞두고 KBO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를 영입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양의지 역시 빠르게 NC에 녹아들면서 핵심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김태군이 가세한다고 해도 주전 포수 자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을 보인다.

양의지-김태군이 주전-백업의 역할을 맡아준다면 리그 최강 포수진을 구축할 수 있다. 공격력이 좋은 양의지를 지명타자로 돌리고, 수비력이 좋은 김태군이 안방을 차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포수는 마스크를 써야 가치가 빛난다. NC도 김태군도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포수진이 흔들리고 있는 롯데에는 기회이다. 롯데는 2017시즌 종료 후 삼성으로 떠난 강민호의 빈자리를 ‘육성’으로 채운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김준태(25) 안중열(24) 나종덕(21)이 번갈아 마스크를 썼다.

물론 포수 육성이 1~2년 사이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긴 시간을 기다려줄 만큼 너그럽지 않다. 수치상 나타나는 문제점은 심각하다. 롯데는 올 시즌 78경기에서 68개의 폭투가 나왔다. 경기당 0.87개가 나왔다는 뜻이다. 이 부문 독보적인 1위이다. 2위 한화(42개), 3위 KIA(38개)보다 훨씬 많다. 10개 구단 평균 37개에 2배 가까운 수치이다.

더 큰 문제는 포수진의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수가 나온다.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말 2사 후 폭투에 따른 낫아웃은 대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이를 두고 “투수가 맞지 않으려다 보니 폭투가 나온다. 공 1~2개 정도 뒤에서 떨어져야 한다”고 포수진을 감쌌지만, 분명 대책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김태군 영입은 호재가 될 수 있다. 수비력은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현재보다는 충분히 안정적일 수 있다. 물론 육성을 포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김태군을 영입한다고 해서 육성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김태군의 존재로 김준태, 안중열, 나종덕 등의 잠재력 있고 젊은 포수진이 성장할 수 있다.

양의지가 가장 좋은 예이다. 양의지가 두산 시절 안방을 지키면서 최재훈(한화) 박세혁(두산)이 그의 곁을 지켰다. 이들은 백업 포수의 역할이었지만, 곁에서 선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당당하게 팀 주전 포수로 자리 잡았다. 김태군에게 양의지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수비력에서만큼은 충분히 동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육성은 그저 시간만 흘려보낸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멘토와 멘티의 만남 자체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때마침 김태군이라는 대어가 나왔다. 롯데는 분명 움직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