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롯데 상승세를 이끄는 주역 중 하나는 진명호(29)다. 22경기에서 22.1이닝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1.21을 기록했다. 4승1패1세이브, 4홀드로 불펜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팀내 다승 1위다. 하지만 진명호가 2년 전까지만해도 개명을 생각했고 부상으로 힘들어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9년 신인지명에서 롯데에 2차 1라운드 2순위로 뽑힌 진명호는 2011년 31경기, 2012년 23경기를 뛰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고 군에 입대했다.

2013년 말 상무에 입대한 뒤에는 허리 디스크로 한동안 고생해 공을 제대로 던지지도 못했다. 진명호는 롯데 선수들의 ‘트렌드’인 개명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진원재’라는 새 이름을 받았다. 그러나 결국 그 이름은 쓰지 않았다.

지난 15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진명호는 “새 이름은 부모님이 알아보셨는데 장모님이 ‘호’자로 이름이 끝나는 선수들이 야구를 잘하지 않냐며 말리셨다”고 설명했다.

2016년 6월 어깨 수술을 받을 때까지만해도 진명호의 야구 인생은 잘 풀리지 않는 듯 했다. 그런데 그 해 태어난 아들이 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진명호는 지난해 결혼식을 올렸지만 1년 먼저 소중한 첫 아들을 먼저 얻었다.


진명호는 “아기가 있으니까 야구를 잘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이른바 ‘분유 버프’를 받은 진명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몸을 제대로 만들어갔다. 김원형 수석코치와 이용훈 투수코치의 지도 아래 투구폼도 수정했다. 진명호는 “스트라이드(투구할 때 앞발을 내딛는 동작)를 하면서 다리를 반듯하게 나가려고 수정을 했다”고 말했다.

마무리 캠프를 마친 뒤에는 자비를 들여서 강민호(삼성)와 함께 해외에서 몸을 만들기도 했다. 겨우내 준비를 잘 한 덕분인지 스프링캠프에서 끌어올린 좋은 컨디션은 시범경기, 정규시즌 개막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가족은 진명호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뒷 머리를 기른채 마운드에 오르는데 19개월된 아들과 같은 머리 스타일이다. 아들과 ‘커플’ 머리 스타일을 한 그는 가족의 힘을 느끼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데만 집중한다.

진명호는 “필승조는 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이 던지라면 던지고 뒤에 있는 투수가 올라올 때까지 던지는게 내 역할”이라고 했다. 가족을 위해서 올 시즌 1군에서 쭉 자리를 지키는 게 그의 소박한 목표다. 진명호는 “불펜으로 처음으로 풀시즌을 뛰어보는데 몸 관리를 잘 하면서 잘 이겨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ㅅㅅ ㅅ ㅅ ㅅ 갓명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