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KIA전에서 롯데 선수들의 모자에는 ‘66’이라는 숫자가 새겨져있었다. 이날 쓴 모자가 흰색이라 숫자가 더욱 돋보였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부상 선수가 생기면 모자의 그의 번호를 쓰면서 쾌유를 빌곤 한다. 이번에 롯데 선수들의 모자에 써진 66번의 주인공은 롯데 내야수 김상호(29)였다.

김상호는 최근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1989년생으로 한창 그라운드에서 기량을 뽐내야 할 나이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다. 지난 5월 25일 퓨처스리그에서 경기를 뛰다가 경련 증세를 발견한 김상호는 즉시 병원 검진을 받았다. 그리고 6월 초 서울에서 최종 진단을 받은 결과 뇌에 3㎝ 정도의 종양이 생겨있는 상태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다행인 점은 종양이 생긴 부위가 운동적 기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부위라는 것이다. 수술후 재활을 하면 정상적으로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하다. 김상호는 구단을 통해 “내가 빨리 나아서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걱정마시라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상호는 수술을 받기 전까지 제주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선수들의 뜻을 한 데 모았던 롯데 주장 이대호는 “(김)상호가 지금은 잠시 우리 선수들과 떨어져있지만 항상 함께 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힘내라는 의미로 모든 선수가 모자에 66번을 썼다”며 “지금은 쉬고 있더라도 상호가 분명히 계속 야구를 볼테니 모자의 66번을 보고 힘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김상호의 모바일 메신저 프로필에는 “잘 이겨내고 돌아올게요”라는 다짐이 적혀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