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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진이 기사.gisa

바람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6.21 09:46:17
조회 102 추천 2 댓글 1

"맞았을 때 홈런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타구가 워낙 좋았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황진수(29)는 시즌 첫 홈런 순간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1~2군을 오가는게 어느덧 일상이 된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마수걸이포였을 것이다.

황진수는 지난 1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7-7 동점이던 8회초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KT 구원 투수 주 권과의 승부에서 3B1S에서 들어온 몸쪽공을 그대로 받아쳤다. 지난 13일 1군에 콜업, 이날까지 10경기를 소화한 황진수가 만들어낸 시즌 첫 홈런이자 결승타. 롯데는 황진수의 홈런에 1점을 더 보태 9대7로 이겼다. 20일에도 KT를 상대로 11대4로 승리하며 5연승의 쾌속질주를 이어갔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황진수의 활약상에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7회말 동점을 허용한 뒤 더그아웃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상황이었다"며 "황진수가 고비 때 중요한 한 방으로 분위기를 살렸다"고 칭찬했다. 황진수는 "최근 타격감이 좋은 후속 타자 앤디 번즈에게 (타석을) 이어준다는 생각만 했다"며 "김승관 타격 코치가 '상대 투수가 3B1S에서 몸쪽 공을 많이 던진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비슷하게 공이 들어오면 미련없이 배트를 돌리자는 생각이었는데 적중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황진수는 공주고를 졸업한 지난 2007년 롯데 2차 6라운드 45번 지명을 받아 이듬해 프로에 입문했다. 올해로 프로 11년차. 하지만 1군 무대에서 그가 남긴 성적은 그리 많지 않다. 10년차에 접어든 지난해 후반기 60경기 117타수 34안타(1홈런) 18타점, 타율 2할9푼1리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지난 2012년 28경기 이후 5시즌 만에 두 자릿수 출전을 기록했다. 고교 시절 유격수로 두각을 드러냈으나 프로 입단 이후 스위치히터로 타격, 주루 능력 등 강점을 갖고 있음에도 수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프로 생활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내며 때를 기다렸고, 지난해가 되서야 빛을 볼 수 있었다. 올 시즌에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6월 들어 조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부여 받으며 차츰 출전 경기수를 늘려가고 있다.

"야구가 정답이 없는 것 같다"고 웃은 황진수는 "지난해 1군 무대에 올라갈지 확신이 없었는데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2군에서 다시 시작했지만 경쟁을 놓은 것은 아니었다. 코치님들이나 선배들이 '언젠가 한 번은 기회가 온다'고 했는데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불현듯 기회가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줄곧 주전을 맡다가 2군으로 내려간게 아니다. 프로 시절 내내 기다림에 익숙해졌다"며 "타격이나 수비 모두 특출난 선수는 아니지만 반대로 무난하기에 지금 내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독님은 '편하게 야구를 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발휘하는데 집중하고 욕심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 들어 부쩍 책임감이 커진 황진수다. 지난해 12월 2일 팀동료 김문호의 소개로 만난 이수정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지난 4월에는 득녀하면서 '딸바보'가 됐다. "지난해 유독 좋은 일이 많았다. 후반기 활약도 그렇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됐다"고 미소를 지은 황진수는 "원정 때마다 아내가 집-친정을 오가며 아이를 보는데 혼자 고생하는 것 같아 안쓰럽다. 요즘 '가족을 먹여 살리려면 내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야구장에서 죽기살기로 뛴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가장의 책임감, 야구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만년 2군' 꼬리표도 떼야 할 때가 됐다. 황진수는 "주전으로 정착하고픈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팀이 잘되야 나도 빛을 볼 수 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살려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주전은)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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