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즈가 백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다림과 노력 덕분이다. 롯데 김승관 타격코치는 “번즈는 어딘가 아기 같은 측면이 있다. 끝없이 불안해하고, 끈임없이 물어본다”고 말했다. 타격 타이밍, 히팅 포인트, 스윙 궤적에 대해 졸졸졸 따라다니며 김 코치를 괴롭힌다. 어미를 쫓는 오리를 닮았다. 김 코치는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를 통해 밸런스를 찾았다. 지금은 자신감을 완전히 가져서, 더 이상 물어보지 않는다”며 웃었다.

또 하나의 비결은 기다림이다. 번즈는 “내가 슬로스타터 스타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사실 다른 리그에서도 6월 이전에 좋은 활약을 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잘 안되더라도 패닉에 빠지지 말자고, 좋은 날이 올거라고 스스로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번즈는 “지금은 자신감도 있고, 잘 되고 있지만 언제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시즌은 길다. 다음을 위한 준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조가 된 뒤 얻은 자신감과 여유다.

그래도 지금만큼은 확실한 ‘핫 플레이어’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조쉬 해밀턴이 2012년 6경기 9홈런을 때린 적이 있다고 하자 번즈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그런 대타자와 비교되다니 영광이다”라면서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번즈는 롯데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번즈는 “시즌 초반 팬들의 실망감이 컸던 것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열광적인 롯데 팬들 앞에서 야구하는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제 KBO리그 2년차, 한국 사랑도 커졌다. 번즈는 “미국이 떨어져서 월드컵에서 한국을 응원하고 있다. 첫 경기 페널티킥은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