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가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방망이보다도 마운드 쪽 아쉬움이 크다. 특히 지난해 맹위를 떨쳤던 필승조 와해가 뼈아프다. 조정훈(33)과 박진형(24·이상 롯데)이 부진과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탓에 경기 후반 롯데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있다. 롯데는 이들의 복귀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 후반기 조정훈, 박진형,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구축해 3위까지 뛰어 오르며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조정훈과 박진형은 번갈아 7, 8회를 막으며 경기 후반 상대 타선의 기를 제대로 꺾었다. 조정훈은 지난 시즌 ‘재기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4승2패, 8홀드, 방어율 3.91을 기록했다. 박진형도 방어율(5.11)은 높긴 했어도 후반기 안정을 찾았고 45경기에 등판해 88이닝을 던지며 4승4패, 2세이브, 10홀드를 기록했다.

올시즌 역시 조정훈과 박진형에게 거는 롯데의 기대는 컸다. 조정훈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제외해 천천히 몸을 만들도록 배려했다. 퓨처스리그 등판까지 거쳐 지난 5월 30일 LG를 상대로 올시즌 첫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5실점(4자책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1일 한화전과 5일 NC전에서도 연거푸 실점했다. 결국 지난달 6일 자신감 저하를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진형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13경기에서 3승2패, 1홀드, 방어율 6.23으로 부진하던 그는 5월부터 어깨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이 8일 사직 구장에서 진행된 ‘2017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NC와의 1차전에서 1-2로 뒤진 7회 무사 1,2루 위기를 맞아 등판한 뒤 역투하고있다. 박진형은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종료시켰다. 2017.10.08.

조정훈과 박진형이 돌아와야 지난 시즌처럼 롯데의 불펜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조정훈은 퓨처스리그(2군)에서 불규칙적으로 등판하고 있다. 지난달 9일 경찰야구단을 상대로 1이닝 4실점 후 지난달 13일 KIA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선 0.1이닝 1실점 무자책점을 기록했다. 이후 2주 넘게 쉬던 조정훈은 지난 1일 퓨처스리그(2군)에서 다시 실전투구를 시작했다. 삼성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삼진 2개를 솎아내며 홀드를 기록했지만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상무와의 경기에선 1이닝 1실점했다. 아직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은 아니다. 특별히 아프거나 몸에 문제가 있지 않지만 경기 감각과 밸런스를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꾸준하게 좋은 공을 던진다면 후반기 초반 복귀도 가능할 수 있다.

조정훈과 달리 박진형의 복귀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아직까지 어깨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캐치볼만 하고 있는 단계다. 불펜피칭, 실전피칭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크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데 통증이 남아 있어 복귀를 위한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복귀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조정훈에 비해 박진형의 복귀는 요원한 형국이다.

지금의 롯데는 지난해 후반기 불펜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던 조정훈과 박진형이 그리울 수밖에 없다. 후반기 이들의 복귀로 지난 시즌의 기적같은 진격을 재연하고 싶은 롯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