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 재개 여부가 내달 초 오거돈 부산시장의 선택에 의해 판가름나게 됐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북항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 재추진 여부를 묻는 시민공론화 방침을 철회하고 정책적 판단을 통해 결정을 내리기로 입장을 바꿨다.
　
오 시장의 최종 선택을 돕기 위해 부산시 실무진은 오페라하우스 관련 각종 분석 자료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시민 여론조사도 진행 중이다. 재추진과 관련해 찬성과 반대 견해를 가진 전문가의 자문도 참고사항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시민공론화가 배제된 만큼 현재 진행중인 설문 여론조사 분석 결과가 오 시장의 선택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 직속으로 신설된 시정상황실TF는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대인면접 여론조사를 진행중에 있다.
　
오 시장이 취임과 더불어 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를 잠정 중단시킨 이유로 시민의 여론 수렴 과정 생략을 내세운 만큼 이번달 말 도출될 여론조사 분석 결과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산시가 시민공론화에서 정책적 판단을 통한 결정으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에는 공론화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첨예한 갈등이나 찬반으로 갈린 현안에 대한 결정 책임을 공론화위원회 결정을 바람막이 삼아 시민들에게 떠넘긴다는 여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사업 성격상 시민 여론으로 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점도 감안됐다.    
　
이미 착공한 공사를 중단시킨 탓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오 시장이 취임과 동시에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를 중단시킬 당시 부산시는 시공사인 한진중공업 측과 다음달 29일까지 공사 중지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 내 결정을 내려야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공론화 과정을 진행시키기에는 무리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오페라하우스 건립 공사가 잠정 중단된 이후 재개 여부를 두고 찬반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오 시장의 최종 선택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어떠한 결론이 나더라도 오 시장의 결정에 따른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공사를 잠정 중단시킨 자체가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착공된 사업의 면밀한 검토없이 공사를 중단시켜 어떠한 결론을 내리더라도 이에 따른 손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공사 재개로 결정날 경우 예산 문제가 발생된다. 부산시는 당초 올 상반기 착공을 기준으로 전체 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공사비 계획을 짜놓았는데 공사 중단으로 인해 예산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공사가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물가상승률에 따른 자재 및 노임 등 공사비 부담 가중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관급공사 자재비의 경우만해도 올 상반기에 비해 약 20% 가량 오른 상황이다. 이에 공사 재개 시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하우스 건립의 질적 저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업 폐지로 결론을 내더라도 기존 공사 설계비 및 국제공모 진행비 등이 매몰비용이 발생된다. 지난해까지 기준으로 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에 투입된 비용만 총 137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외에도 해수부로부터 무상으로 임대받은 부지와 롯데기부금 처리 문제 및 시공사와의 계약 파기에 따른 배상 문제도 뒤따르게 된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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