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크러쉬 유행은 서사 주입을 위한 과정에서 온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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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미국콘 60달러 투어 노매진중 작성자 : 걸갤러

[일반] 걸크러쉬 유행은 서사 주입을 위한 과정에서 온 거앱에서 작성

해림찡♥

2021.08.09 23:41:12

조회 180 추천 8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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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기준에선 장문이니까, 긴 글 못 읽는 사람은 뒤로 가기 해라.

TV 독점 시대의 종결, 미디어 다변화, SNS 확장, 플랫폼 다변화, 오디션 프로그램의 범람 등이 촉발한 대중성 축소, 팬덤 시장 중심 개편, 해외 시장 확대 등으로 K팝 아이돌 시장이 완전히 달라짐.

그 달라진 시장을 3세대 아이돌 시장이라고 부름.

이 시대는 예전처럼 공중파 예능에 꽂아준다고 관성적으로 뜨는 게 불가능한 시대임.

- 매력 넘치는 멤버

- 수준 높은 가창력과 퍼포먼스

- 좋은 곡과 안무

- 직관성 있는 콘셉트와 그 콘셉트에 맞는 멤버 구성

- 그 멤버들이 어우러져 일으키는 시너지

- 콘셉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스타일링과 일러스트 작업

- 각종 프로모션을 포함한 마케팅

- 팬덤 충성도를 유지할 꾸준한 소통

지금 시대는 위 조건이 더이상 성공의 충분 조건이 되지 못함.

저걸 다 갖추고 나서 '+@'가 있어야하는데, 그게 '서사'임.

오디션 예능 좀 본 사람은 '서사'가 인기 구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이미 알 거임.

그래서 나온 "아이돌에 어떻게 서사를 부여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K팝을 글로벌 시장에서 진보적 가치를 대표하는 문화로 만듦.

방탄이 대표적 예인데, 방탄은 앨범 콘셉트를 구성하는 서사로 자기애, 개성 존중, 다양성 존중, 인류애, 차별과 혐오 반대, 위로와 화합 같은 진보적 메시지를 집어넣음.

방탄과 K팝을 좋아하는 일만으로도 트럼피즘이 대표하는 대안우파 흐름에 저항하는 '이미지'가 생성되면서 유색인종, 제3세계, 서구권 진보 진영, 글로벌 MZ세대의 트렌드 핵심에 서게 됨.

즉, 원래 K팝이 가진 의도와 무관하게 팬들은 자신의 덕질에 서사를 부여하게 되었고, 이것이 충성도 높은 팬덤 팽창의 근거가 됨.

이제 아이돌은 단순히 "예뻐서" "노래가 좋아서" "실력이 좋아서" 덕질하는 건 비주류이고, 왜 내가 저 아이돌을 덕질해야 하는지 스스로 묻고 답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 덕질하는 게 주류가 됨,

오디션 프로그램 시청자가 끊임없이 '투표해줘야할 이유'를 찾는 것과 똑같음.

그래서 현재 유행하는 '서사 입히는 과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콘셉트가 뭔가 하는 고민이 지금의 걸크러쉬 일색의 여돌 시장을 만든 거.

전통적 여성상, 일편단심, 소녀성, 순수의 강조 같은 워딩보다는 여성의 당당함, 개성 존중, 반항심,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상 등이 훨씬 서사 쌓기 쉬우니까.

남돌 시장 역시 위와 마찬가지 이유로 예전에 유행하던 (버즈, 임창정 가사에서 볼 법한) "널 위해 내가 희생할게, 네가 날 안 사랑해도 난 너만 볼게" 같은 순정파 곡이 싹 사라지고, 통제를 강조하는 세상에 억눌려 미쳐버린 다크한 콘셉트나 아예 산뜻하고 청량한 중성적 콘셉트가 대세가 됨.

정리.

"여초가 장악해서", "남초는 돈이 안 되어서", "못생기면 걸크라도 해야하니까" 따위의 단세포적 이유가 아니라, 개편된 K팝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높이려고 그 시대 트렌드에 맞춘 '서사 작업'이 걸크러쉬 유행을 불러온 거임.

복합적이고 시대적이고 정치적이고 문학적인 이유임.

시대가 요구하는 트렌드가 바뀌던가, 아니면 이러한 시스템에 저항하는 트렌드(트럼피즘으로 무장한 이준석이 반PC를 외치던 이들을 등에 업고 갑자기 대세가 된 것처럼)가 대항마로 치고 올라오든가, 이 두 경우 아니면 지금의 걸크러쉬 유행은 쉽게 안 가라앉을 거임.

고정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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