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실제로 나는 음악학자가 아니므로 음악적인 분석리포트를 쓸 수는 없음. 다만 이런 식의 음악학적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임.

.

.

.

우리가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 고음불가인 경우 남자키로 반음 낮춰부르기도 합니다. 그때 듣는 사람들은 같은 노래로 인식하고 비슷한 감흥을 느낍니다.

그런데 도레미를 레미파로 바꾼다면 전혀 다른 느낌의 음악이 됩니다. 왜냐하면 도레미는 1음/1음 차인데 반해 레미파는 1음/반음 차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또 화성학적으로 볼 때 F조와 E조를 조합한 경우와 B조와 D조를 조합한 경우에 사람들은 비장한 느낌으로서 유사한 뇌인지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다른 음악을 표절하는 경우 저런 식으로 유사한 조합들을 적절히 섞음으로써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악보만 보아서는 알 수 없죠. 거기에 표절의 테크닉이 숨어있습니다.

일반인들이 단순한 화성조로만 본다면 두개의 악보 사이에 유사성이 전혀 없는 음악으로 보이겠지만 실제로 유사한 감정반응을 일으키는 조합들의 배치에 있어서 A곡과 B곡처럼 유사하게 진행될 확률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되고 고의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기존 경험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서두에 남자키로 반음 낮춰부른다고 했을 때 악보는 전혀 다르겠으나 같은 노래인 것처럼 연관성이 있는 화성조들의 조합 빈도로 볼 때 B곡은 A곡과 유사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트의 조합 측면에서도 A곡과 B곡은 기본적으로 같은 포맷으로 보입니다. 비트가 주어지는 부분과 음의 고저양상을 분석한 결과로는 A곡과 B곡은 비트의 구성에 있어서도 최소 4군데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포맷입니다. 이 정도면 현재 미국, 영국, EU에서 표절로 판정되는데 이견이 없는 정도의 유사성을 보이는 것입니다.

곡의 표절여부는 악보가 얼마나 비슷하냐가 아니라 그 악보의 결과물이 어떠한 뇌인지반응, 감정반응을 이끌어내느냐로 따져야된다는 것이 음악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 점에서 A곡과 B곡은 사실상 같은 곡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