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기각 차이는 여러번 올라왔었고 걸갤에도 각하를 예상하는 글이 많았다.

하이브와 김앤장의 변론에서도, 이사회에게 대표이사 임명을 명령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소의 이익이 없다 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소의 이익이 없다'는 각하의 아주 대표적인 이유다. 하이브나 김앤장에서도 각하를 예상했을 거임.

그런데 각하는 말그대로 기본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라서, 인용/기각에 비해 결정이 빨리 나오고 심리도 안열리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번 가처분은 추가 변론은 물론 거의 가처분 기한을 꽉 채워 나왔다. 그래서 나도 인용이나 기각인가? 하고 생각함.

이에 대해 언론에서는 법조계 인터뷰를 통해 "각하의 경우 소 제기 내용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가처분의 경우

민희진의 주장을 배척하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 것이 특징적"이라며 사실상 기각의 의미를 담은 각하라고 표현함.

민희진이 이번 가처분을 두고 "이길 것이라고 기대 안했고 하이브가 사과할 기회를 준 것" 이라는 견소리를 했는데

뒤는 견소리가 맞는데 나는 민희진이나 세종이 실제로 대표이사로 복귀할 것을 염두에 두고 이 가처분을 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함.

진짜 목적은 주주간계약 해지 유효성에 있다.

현재 민희진은 대표에서 해임되며 주주간계약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였으므로 풋옵션을 시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 맞다.

하지만 만약 주주간계약 해지 귀책사유가 하이브로 판결날 경우, 시행못한 풋옵션은 손해배상을 통해 보전받을 수 있으므로 이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돈만 받으면 장땡이니

다만 주주간계약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민희진은 주주간계약을 무효화시키는 행동은 향후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어 제약이 있다.

대표적으로 본인 스스로 어도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자리를 그만 둬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것이 있고

다른 하나는 경업금지 조항이다.

경업금지 조항에 의해 민희진은 어도어에 재직하거나 어도어의 주식을 보유한 이상 엔터업계에서 일할 수 없는데,

민희진이 가진 주식의 일부는 하이브의 동의를 얻어 처분이 가능하다. 이 부분을 두고 하이브가 영원히 일 못하게 만드는 노예계약이라 주장했었는데,

경업금지 조항은 영구적이지 않고 대개 1~3년이 보편적이다. 그 이상으로는 법원에서 무조건 풀림.

여튼 민희진이 "주식처분에 동의해달라" 해도 하이브는 "계약은 이미 깨졌으므로 동의할 필요가 없다" 라고 할거임.

민희진으로선 골때리는 상황이지.

아무튼 이 두가지를 요약하면, 주주간계약이 있는 한 민희진은 하이브를 제발로 나갈수도, 나가서 다른 일을 할수도 없다는거임

그렇다고 나가기엔 혹시라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를 풋옵션이 눈에 밟히고.

근데 저 주주간계약이 살아있을지 죽었을지를 판단하기가 매우 애매한 상황이라는거지. 

본안 나올 때까지 하이브에 붙잡혀서 기다려야하는데 그렇게 할리가 없고 

그래서 가처분으로 계속 찔러보는거고....

가장 단순한 주주간계약 해지 무효 가처분이 하이브의 선빵으로 사실상 막히자 이번 가처분으로 우회하는 방법을 썼는데,

심지어 대놓고 주주간계약에 대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는데, 법원에선 "본안 내용이므로 판단이 불가하다"라면서

프리큐어만으로 각하를 때려버림. 뭐 이게 당연한거긴함. 가처분에선 본안 내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사는 하지 않는다.

어제 세종의 워딩을 봐도 주주간 계약 유효성 여부가 핵심임이 드러남.

"하이브와 하이브가 선임한 어도어 이사들이 주주간계약을 위반하여 민희진 전 대표를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선임하지 않을 경우,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의 주주간계약 위반에 따른 민희진 전 대표의 권리를 행사할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

결국 이거도 법정으로 갈 텐데, 이번엔 대놓고 주주간 계약의 유효성을 물을 것으로 보임

근데 이번 판결문에서 각하임에도 이례적으로 꽤 자세하게 민희진의 주장을 배척하고 요구를 무시한 걸 보면 법원도 좀 짜증났다는건데

가처분으로 법원을 세번을 가면 판사가 보지도 않고 기각때릴지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