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왜 쓴건지 무슨 얘기가 하고싶은건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쓰고 싶어서 쓴다

그냥 두서 없이 막썼으니까 읽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라




내가 처음 한화라는 팀을 알게된 건 정확히 언제다 라고는 못하겠다.

나 엄청 어렸을 때 주말에 어디 놀러가자고 조르는데

아부지 야구 본다고 다 보고 갈거라고 그래서 야구 겁나

싫어했었다 (우리아부지 영어중계루다가 해축도봄 ㅡㅡ)

그러다가 어느 날 밤 아부지가 눈물 흘리면서 되게

기뻐했던게 기억난다.
(기뻐서 눈물 흘리는거 그 날 이후 한번도 못 봄)

한화 우승해서 한밭구장에 폭죽 터뜨리는거 아부지가 나

데리고 옥상가서 같이 폭죽놀이 봤던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

사실 너무 어렸어서 한화 우승인진 몰랐는데 나중에

시기상 시간상 타이밍상 위치상 모든 걸 따져 봤을 때 한화

우승이라는 결론이 나오더라

그거아니면 한밭구장에서 폭죽 터뜨릴 일이 없음.

우리아부지가 눈물 흘릴리도 없고.

내가 야구장을 처음 가게 된 건

02년도에 친구들이랑 수영장 갔다가

야구장에서 노랫소리 엄청 크게 들리길래 연예인 온 줄

알고서 야구장에 처음 들어갔는데 뭣도 모르고 춤추는

누나들 앞에가서 앉았다
(그 당시 비지정석이라 아무대나 빈 자리 앉아도됨)

초등학교 저학년의 패기로 누나들이랑 이야기도 나누고

재밌어서 그런지 그 때 부터 슬슬 야구를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우리 집안이 대대로 한화팬이라 할아부지 댁 가서

가족들 다 모여서 밥먹을 때 티비 안켜는데 야구만

틀어놨어서 자연스럽게 그냥 보게 되고 룰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됬다.
(우리 할아버지 쇼파에 앉아서 야구 보시던 모습이 너무 그립다...)

06년도에 한창 잘 할 때 안방에 엄마 아부지 나 이렇게

나란히 앉아서 가을야구보고

07년도에 아부지랑 같이 처음으로 야구장 직관도 가고 (포스트시즌 보러감 ㅎㅎ)

야구장에서 만난 아부지는 잔뜩 설레어 있는데 감추려고

노력하셔도 하얀 비닐봉다리에 넣어 둔 것 마냥

안감춰지시더라


그리고는 사춘기 때라 혼자 야구보러 많이 갔다


그리고 고등학교 들어가고 가족들이랑 야구보기 힘들었고.
(야자째고 몰래 쿠옹 은퇴식감 ㅎㅎ)

대학들어와서 술먹는 날도 많아지고 친구들이랑 야구장

많이 갔던 것 같다

그리고 군대
(짬찌 때 선임이 한화팬이라 한화경기 다보고 짬먹고 내가 한화경기 틀어놔서 야구 처음보는 애들 한화팬됨)

제대하고 나서 1년동안 일하고 쉬면서 있다보니깐

자연스럽게 다시 가족들이랑 야구 볼 기회가 많아지더라

근데 한화가 못해서 그런지 어렷을 때 내가 느끼던

감정들은 아니었고 그냥 어휴 또 지네 이런 느낌

그래도 아부지 퇴근 하실 때 즈음 한화가 이기고 있으면

그 날은 치킨먹는 날이고 경기하나 이겼다고 알럽베

베이스볼 투나잇 돌아가면서 한화경기 다시보고
(지금도 여전함)

가끔씩 이겨도 상관 없었다 지면 다 각자 방으로

흩어지는데 이기면 다같이 모여서 치킨먹고 야구보면서

얘기하고 어렷을 때 이런 분위기가 좋았던 걸 기억해서

그런지 난 이게 너무 포근했다.

근데 요즘 나 어렸을 때 느낌이 너무 많이 난다.

그래서 요즘 더 감성적인거 같다.

뭔가 한화가 이기는 경기가 더 많아 질 수록 그동안 내가

성장하는 동안 함께했던 한화가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간다고 해야되나

그리고 왠지 모르게 아부지가 더 생각이 많이 난다.


만약에 한화가 우승하면 비록 내 어릴 적 살던 곳 옥상은

아니지만 대전 어딘가에서 아부지랑 같이 폭죽놀이 하는 거 보고싶다.


나한테 한화는 그냥 응원하는 스포츠 팀이 아니라 나의 추억이 닮긴 앨범이 아닐까 싶다.

친구라는 사진

추억이 담긴 사진

아부지의 사진

가족 사진

이번에 새로운 사진 한장 더 찍을 수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