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글에서 드라큘라2020 올려놓고 무지성적으로 좆구리다 좆구리다 ㅇㅈㄹ하는 애 있어서 글 써 봄

곡의 첫인상부터 말해 보자

영화 드라큘라 1992년작의 ost 샘플링을 시작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클래식인 바흐 토카타와 푸가 D단조가 강렬하게 들어온다

클래식을 샘플링한 곡은 그루비룸의 위하여, ap컴필 warrior 등 많이 있었지만 드라큘라2020은 비프리의 천부적 샘플링 능력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프로듀싱이 들어갔다고 할 수 있다

그 예시로 같은 곡을 샘플링한 카티의 곡을 들어보면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이 든다

같은 샘플을 쓰더라도 얼마나 밀도있게 활용하는지는 확실히 프로듀서에게 있어 중요한 대목이다

그 다음으론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는 비프리의 랩이 들어온다.

멤피스를 기저에 둔 앨범인 만큼 투박하고 거친 래핑이 앨범 전체에 깔려있지만 이 트랙에서는 유독 목을 더 심하게 긁는 듯한 느낌이고 말끝마다 숨을 가파르게 헐떡이며 짐승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이러한 래핑 방식 자체에 거부감이 느껴질 수는 있어도 앨범을 몰입하는 데에 있어 방해가 되는 선택은 아니라고 본다. 랩이 비트에 묻히는 감이 들 정도로 매캐하게 짜여진 믹싱이 그 의도를 표방한다

트랙의 위치 자체도 구명조끼 트랙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기 전 앨범 전반부의 압도적 분위기를 점차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 예열은 음모2020을 거쳐 계속 상승하다가 돈내즉흥곡에서 절정을 맞고 개새x에서 작은 굴곡을 준다

다음은 가사다. 머리속에 떠돌아다니는 심상들을 그때마다 펀치라인으로 표현하는 비프리의 작사 방식을 따라 인상적인 몇 구절만을 적어봤다.

"내 손엔 은반지, 네 손의 은박지처럼 너는 열을 받고"

"금식한 듯 한 입에 내 자식을 삼켜 나를 빨아 like Molly"

은박지를 사용하는 마약 펜타닐의 복용 방법을 직유해 디스를 가한다. 이어서 다른 마약인 MDMA의 은유 molly를 금단 증세를 보이게 된다는 식으로 언급한다. 대마는 옹호하지만 펜타닐 등 다른 강력한 마약에는 거부감을 보이는 비프리의 마약에 대한 태도의 차이를 볼 수 있다. 이에 관해선 대마가 합법이며 약재로도 쓰이던 하와이에서의 그의 성장 배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내 물건에 손을 대면 계단에다 내던져"

드라큘라2020의 훅 중 가장 인상적인 구절이다. 실제로 라방에서 팬의 질문에 비프리는 자신의 물건에 손을 댄 사람을 계단에 내던진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내 피 빠는 애들에게는 이건 마늘, 바늘처럼 내 말들이 계속 찔러 네 심장을"

"군대? 핏줄, 피 빨아먹는 식인종"

비프리의 작사 실력에 의심을 가하는 사람이 많다. 하와이에서 10대를 보낸 만큼 국어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은 비프리지만 직설적이면서도 뇌리에 꽂혀 기억에 오래 남을 가사들을 계속해서 적어나가는 그의 문학적 소양은 절대로 무시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학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가사들을 적는다는 건 나무, 해, 별 같은 기본적 단어들만을 사용하여 시 경연 대회에서 1등상을 받는 초등학생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그의 친구인 영화감독 강승원은 "그가 하는 말은 어떠한 진정성을 갖고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던질 때도 많다"라고도 표현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된다면 '부활절', '변화' 등의 트랙도 참고하길 바란다

트랙 후반부의 전설의 고향인지 뭔지 공포 시대극 샘플링도 무시할 수 없다. 권기백이 넣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넣은 거로 아는데 죽음의 골짜기 트랙과 연결되어 소소한 웃음거리 내지는 앨범의 유기성을 높여주는 장치로 사용됐다고 볼 수 있다

종합적 평을 작성하자면 드라큘라2020은 '클래식을 밀도있게 샘플링한 비트와 직설적 가사, 투박한 래핑이 맞물려 앨범의 강렬한 분위기를 예열하고, 그러한 장치들을 이용해 유기성을 높여주는 트랙'이다. 글 읽어줘서 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