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혼 다음 시즌이 다른 여러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것은

남은 서사가 애매하다는 거다.

헌터 부부가 귀기를 때려잡는 이야기는

영화에는 어울리는 설정이 될 수 있지만

호흡이 긴 드라마에는 적합하지 않다.

시즌3가 성립하려면

진무처럼 서사를 이끌어 나가는

확실한 메인 악역이 필요하고

그 악역의 치명적인 모략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사실 모든 갈등구조가 해결된

환혼에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략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진부연=조영=무덕=낙수

라는 것이 밝혀지는 거다.

아마 엄청난 대혼란이 대호국을 닥칠 것이다.

당장 장욱 조영 커플에게 엄청난 비난이 쏟아질 테고

진요원도 이 비난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정진각은 무덕이의 정체를 숨겨준 서율의 전례가 있으므로

풍비박산이 날지도 모른다.

특히 정진각은 서율의 새로운 운영방침 떄문에

흔히 말하는 귀하신 분들의 심기를 상당히 거슬리게 하였을 텐데

그런 귀하신 분들에게 낙수를 두 번이나 숨겨주었다는

떡밥이 나오면 물어 뜯기 딱 좋은 사안이 아닌가?

고원도 입장이 곤란해질 거다.

귀족들은 떼를 지어 몰려가서 고원에게 따질 것이다.

장욱과 조영 부부를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하지만 어디 고원이 그럴 사람인가?

그렇다면 대호국의 향방은 어떻게 흘러갈까

이 대혼란이 과연 누구에게 유리할까?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고순.

고순은 그저 왕좌에서 밀려났을 뿐

죽지 않았다.

물론 큰죄를 지었기에

감금됐을 테고

상왕으로서 그 어떠한 대우도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가 얼마나 욕망에 충실한 사람인지.

자! 정리해 보자

조영이 낙수인게 밝혀지며 대호국의 대혼란이 찾아오고

왕이 이것을 쉴드를 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왕을 끌어내려야 한다.

왕을 끌어내리려면 뭐가 필요할까?

바로 명분이다.

그때 상왕의 존재는 엄청난 위력이 있을 거다.

그래서 상왕이 왕좌를 차지하려고

조영과 낙수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는 모략질을 한 것이라면

이는 충분히 이야깃거리가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상왕을 도와줄 술사가 필요하다.

장욱, 이선생, 허윤옥, 서율 정도 알고 있는

조영의 정체를 상왕에게 알릴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진무가 이미 죽었으니

작중 인물 중에서는 그것을 알릴 이가 없다.

그래서 생각난 게 풀려난 귀기들이다.

풀려난 귀기들 중에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힘을 지닌 귀기도 있을 테고

그 귀기들이 상왕에게 접근했을 수 있다.

아니면 아예 귀기들이 몰려들어 상왕의 육체를 지배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그냥 필자의 과몰입일 뿐이고

이런 식으로 시즌3가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도 아직 과몰입의 늪에서 헤매고 있기에

혹시나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